여행의 막바지에 다다랐다. 아쉬움의 쓸쓸함이 낙엽처럼 마음속에 가라 앉는다.

움직일 힘도 없이 몸은 지쳐버렸는데, 이제는 관성의 법칙에 따라 무의식 적으로 움직일 뿐이다..

아침부터 속도 더부룩 해서 간단한 디저트 같은 걸로 아침을 때워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메종 앙리 사르팡티에

이름 부터 고급스럽지 않은가. 과거에 유럽의 귀족들은 프랑스어를 가장 고풍스러운 언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프랑스어로는 화장실 간다는 말을 들어도 우아함이 철철 흘러 넘칠것 같다.

입구부터 심상치 않다. 긴자에 유럽의 미술관 입구를 가져다 놓은 것 같다. 드레스 코드라도 맞췄어야 했나.

이런 곳에서는 가격표를 보지 말 것! 당당히 턱을 지켜올리고 입장하자.

당당히 곧추선 나를 점원이 정중히 안내한다. 20명은 앉을 만한 테이블로 안내했는데 그 중 모서리가 내 자리이다.

식사때가 아니어서 그런지, 아니면 원래 손님이 없는건지 가게 안은 한산했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사과 크레이플이다.

주문한 요리는 주방에서 만들어지지 않는다.

버너와 조리도구를 챙긴 점원이 테이블 맞은 편에 섰다.

요리랑은 전혀 관계없어 보이는 모습이지만 한마리의 백조처럼 우아하게 조리를 시작하신다.

버너에 불을 켜고 은빛 팬에 사과 시럽을 넣고 크래이플과 함께 졸여준다.

포크 2개로 정성스레 크레이플을 접어서 접시위에 올려놓고 숙성된 사과도 먹기 좋게 썰어준다.

마지막으로 차가운 아이스크림을 위에 올리면 완성. 후지산 위에 백년설을 연상하게 한다.

과일을 조리 해 먹는 건 한국인에게 낯선 일이 지만 외국의 음식에서는 종종 볼 수 있다.

뜨근한 사과국물도 너무 좋아서 해장을 해도 좋을 정도 였다.

가격에 비해 맛이 뛰어나지는 않지만 특별한 경험을 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한번 가볼 것을 추천한다.

평점 4/5

평가: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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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 여행 후반에는 피로도를 생각해 전시관 투어 위주로 일정을 짰다.

일본에서 그동안 맛있는 음식을 맘 껏 즐겼으니 이제부터 마음의 양식을 채워보자..

여행 오기전에 탭랩보더리스라는 전시가 도쿄에서 아주 아주 핫하다는 글을 봤다. 클록을 통해서 미리 예약해놓았다.

도쿄의 아부다비힐스랑 오다이바 2곳에 있다.

팜플렛을 보니 매 시즌마다 다른 컨셈의 전시회가 열리는 듯 햇다.

무료 짐 보관소가 있어서 무거운 가방을 마낄 수 있어서 한결 몸이 가벼워 졌다.

10명 정도의 사람이 입구에 모이자 직원이 다가와 안내를 시작했다.

어둡고 긴 통로를 걸어 가는데, 한치 앞도 보이지 않아서 귀신의 집 체험을 하는 건가 하는 기시감이 들었다.

넘어지지 않을가 조심조심 어두운 길을 걷다보면 어느 문에서 빛이 새어나오 것을 발견하게 된다.

어두운 이곳과 환한 저곳, 이세상과 저세상처럼 극적인 대비가 신비로움을 극한으로 끌어 올린다.

빛이 새어나는 공간으로 발을 들이자 정말 환상적인 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공간이 내 주변을 가득 메운다.

온갖 알수 없는 무늬들과 형상들이 벽면을 따라 흘러 가고 있다.

어디까지가 벽이고, 어디까지가 길인지 분간이 안될 정도 이다.

천장에 있는 수십개의 빔프로젝트에서 쏘아보내는 아트적인 패턴들이 공간을 가득채우는 형식의 전시관이다.

주변이 너무 현란해 길을 잃기 쉬워서 미아를 방지하기 위한 안내도 따로 받았다.

패턴들 속에서 나비가 날아 다니는데 그 나비를 따라 가면 출구로 갈 수 있다고 한다.

정말 세상에서 가장 낭만적인 비상구 연출이 아닐수 없다.

무분별해보이는 공간도 크게 보면 여러개의 섹션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꽃무늬로 가득한 방, 파란비가 내리는 방, 미러볼이 반짝이는 방, 시간여행을 하는 기분이 드는 방, 블랙홀 같은방.

다양한 컨셉이 있다.

블로그에 사진을 올리고 싶지만 에러가 발생해서 올리지 못해 아쉽다.

어린이들이나 인생샷을 남기고 싶은 MZ, 연인들 모두 만족할 만한 공간이다.

입장료가 대략 3만원인데 왜 도쿄에서 가장 핫하고 인기 많은지 납득이 가는 곳이다. 일본여행을 계획중인 사람이라면 무조건 추천한다. 

가볍게 먹은 디저트 때문에 살짝 허기가 져서, 근처 비건 카레집으로 갔다. 직원 2명이 운영하는 작은 가게.
바람을 쐬며 먹을 수 있게 야장도 준비되어 있었다.
비건이지만 진하고 감칠맛 나는 카레이다. 그리고 건강해지는 기분은 덤이다.
구운 야채는 고기보다 맛있다는 것을 아는가? 이 집이 꼭 그랬다.
평점 4/5

평가: 4/5

오늘 탭랩보더리스를 보고 벤츠 매장을 방문할 예정이었다. 벤츠 오너로써 말이다.

하지만 여행에서는 항상 예외의 일이 벌어진다.

체력을 아끼기 위해 과감히 택시타고 까지 타고 벤츠 매장을 향해 갔지만

갑자기 택시기사님이 내가 말한 장소를 못 찾겠다고 하소연 하기 시작했다. 코마네~

난감해 하는 기사님을 구제하기 위해 일단 이 근처에 내려달라고 하고, 구글 지도를 보며 목적지로 걸어가기로 했다.

근데 분명 벤츠 매장이 있어야 할 곳에 아무 것도 없었다. 30분을 이곳에서 허비했는데… 알고 보니 구글 지도에 폐점이라고 써있었다.

그럼 애초에 검색이 안되었어야 하는거 아닐까.

벤츠 오너로써 차 내부에 장식할 굿즈들을 잔뜩 구매할 생각이었는데 아쉽다.

어쩔수 없이 미드타운 디자인 21 박물관으로 갔는데.

나니?

이곳도 뭐가 뭔지 모르겠다. 전시관이 있는건지 없는건지 도저히 입구가 어딘지도 모르겠고, 내가 모르는 지하 벙커에 전시관을 꾸며라도 놓은 걸까?

여기서도 30분을 헤메다 지쳐서 그냥 숙소로 복귀 했다.

도착하니 오후 5시쯤이었는데, 이번 여행에서 숙소에 이렇게 빨리 복귀 한 것은 오늘이 처음이다.

근데 차라리 잘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녁에 시부야의 꼬치거리에 맥주를 먹을려고 했는데 늦은 시간에 갈 예정이라 미리 체력을 비축해놓는게 좋을 것 같다.

꼬치거리는 신주쿠에만 있는게 아니다.

시부야가 젊은층이 많이 모이고, 헌팅도 이뤄지고 뭐 그런 다는 핫한 곳이라고 한다.

밤이 깊을수록 더 뜨거워테니 10시쯤에 도착하면 될거라고 생각하고 숙소에서 퍼질러 잤다.


약속대로 10시에 시부야 도착!

역시나 사람이 바글바글 하다.
2명, 3명 모인 젊은 남여들이 테이블 하나를 두고 눈길이 오가는 것이 보인다.

의식하지 않는 척 해도 뒤통수에도 눈이 달린 것 처럼 이성을 찾아 다닌다.

어디가 물이 좋은가? 하며 한바퀴를 쭉 둘러 보는데 불안감이 엄습했다.

사람이 너무 많은데다가 혼자 온 손님은 한명도 없어 보였다.

나란 사람이 법점할 수 없는 공간처럼 느껴졌다.

누가봐도 불청객이 될게 뻔했다.

하지만 이대로 돌아가기에는 또 아쉬웠다.

용기는 또 나지 않았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어느새 주변을 10바퀴를 돌았다.

이러다 100바퀴를 채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아무 생각하지 말고 그냥 들이닥쳤다.

진짜 용기를 저 밑 단전에서부터 끌어올린 것 같다.

그렇게 호객을 하던 여자에게 말을 걸었다.

그 여자가 가장 귀여우면서도 검은 스모키 화장이 예뻤기 때문이다. ^^

수미마셍. 히토리데스.

여자는 나를 재대로 쳐다보지도 않고 한번 흘기더니 갑자기 저 멀리에 있는 남자 직원을 큰 소리로 부르기 시작했다.

간코쿠진 데스!

큰소리로 한국사람이야. 라고 하는 건데 이건 뭐지 싶었다. 대놓고 인종 차별을 하는 걸까?

기분이 나빴지만 일단 그대로 있어 보았다.

남자가 오더니 시계를 가리키며 11시에 문을 닫는단다. 이제 남은 시간은 30분 밖에 안된다.

그럼 애초에 여자가 말했어도 됬을텐데….

불쾌한 감정을 숨기고 가볍게 미소를 띄우고는 자리를 떴다.

한마디 화라도 냈어야 하나. 교양인으로 평생을 살아와서 이럴때 화 한번 못내는 내가 한심해 보인다.

교육이고 문명이고, 어쩌면 생존에 하등 필요가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괜히 기분만 잡쳤다. 나는 시부야를 떠나 긴자의 숙소로 돌아갔고,

오늘은 기분좋게 편의점 털기를 해야 겠다고 결심했다. 더 초라해지는 건 아니겠지? ㅎㅎ

편의점에선 작은 팩에든 사케와 와인. 술을 소분해서 파는 느낌인데 여러종류의 술을 먹을 수 있어서 우리나라도 이런 시스템이 있었으면 했다.

그 다음 안주는 김치찌개 , 일본에서 만든거라 의심스러웠지만 일주일간 김치를 못먹어서 도전해보려고 샀다. 그 다음 햄바그와 강나미가 추천한 연어 주먹밥을 샀다. 

이중에서 김치찌개가 가장 예술이었다. 살짝 달기는 하지만 매콤하고 칼칼한게 한국인도 만족할 만한 음식이다. 거기다 안에 두부는 마치 여인의 하얀 속살 처럼 흐트러짐 없이 뽀얗게 드러나 있는데, 너무 부드럽고 맛있었다. 우리나라에서 파는 김치 인스턴트 음식도 이렇게 맛있지 못할거다. 

연어초밥은 그저 그랬는데 남은 김치국물에 비벼 먹으니 의외의 환상의 조합이 되었다. 참치김찌느낌?

햄버그는 확실히 한국의 것보다 퀄리티가 좋았다. 순식간에 술과 안주를 들이 부었다. 분명 이 음식은 시부야의 꼬치거리보다 맛있었을 거라 단언한다. 


시부야 꼬치거리는 아쉽지만,

오히려 더 만족스럽고 거하게 취해버렸다. 다음 날 아침에 잘 일어날 수 있을지 걱정이다.

술먹은 다음은 무조건 꿀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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