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마지막 날. 술을 한잔 먹으면서 글을 적고 있으니 그 날의 아쉬움과 쓸쓸함이 사무친다.

밖에는 바람이 얼마나 부는지 무섭게 창문을 두드려댄다. 불청객은 사절입니다.

마치 인생은 마치 태풍과 같은데 여행이란게 잠시 태풍의 눈속에서 고요함과 잠깐의 휴식을 취하는 시간같다.

내가 혼자하는 여행을 좋아하는 건 이때 만큼 진지하게 내 삶은 되돌아보고 미래를 그려보는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외롭지만 나만을 위한 시간은 풍족하다.

오늘 여행을 마무리 하지만 다음 여행을 꿈꾸고 있다. 인간은 희망을 가질수 있기 때문에 살아가는 것이다.

어제 편의점에서 사온 각종 =술을 다양하게 즐기다 보니 생각보다 만취 상태로 잠이 들었다.

일상이었으면, 오후 3시는 되어야 시작될 하루도,

오늘은 아침부터 바쁘게 돌아갔다.

호텔은 보통 11시에 체크아웃이다. 삼진아웃보다 더 기분이 나쁘다.

추가 요금을 내서 2시간정도 늦출수 있는 옵션이 있었으면 좋겠는데, 어느 호텔이 이 문제를 해결한다면 떼돈을 벌지도 모르겠다.

겨우 짐을 정리하고 호텔에 맡겼다. 바로 목적지였던 카이센동 맛집으로 갔다. 이전 여행에 방문한 곳인데, 한국에 복귀 후에도 그 맛이 계속 생각이 났던지라 당연스럽게 재방문하게 되었다.

변함없이 나이 지긋한 할머니가 반갑게 나를 맞어 주셨다.

가득히 쌓인 해산물들을 보며 이걸 다먹을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과 잠깐 쯔양이 된것 처럼 푸드파이터처럼 먹기 시작했다. 이전과 달리 카이센동의 구성요소가 달라졌는데, 아마 계절마다 제철 생선 위주로 준비하는게 아닌가 싶다.

추억의 맛과 달라져서 일까? 아니면 전날 술을 많이 먹어서 일까?

그때도 양이 많다고 생각했지만 오늘은 너무 버거웠다. 음식을 남기는 건 요리사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서… 음식을 다 먹어야 하는 상황이 약간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거기다 같이 나온 국도 조금은 비리게 느껴졌다.

이곳은 가격은 조금 비싸지만 그 만큼 양은 어마어마하고 신선한 회를 맛볼 수 있는 곳인데,

오늘은 모든게 다르게 느껴졌다.

평점 4.3/5

평가: 4/5

긴자의 호텔에 짐을 맡겨 놓았기 때문에 공항 출발 시간을 맞추려면 오늘은 근처를 벗어나서 여행을 하기에는 어려울 것 같다.

그래서 긴자식스와 근처의 고급 백화점을 둘러 보기로 했다.

쇼핑은 지난 몇 일동안 넘치도록 해서 인지 소비에 대한 욕구가 바닥이 나 있었다.

그래서 빠르게 훑고 지나가보니 쇼핑몰을 여행하는 목적이 퇴색되었다.

그 나마 이름은 잘 기억은 안나지만 긴자의 전통있는 백화점 꼭대기에 수족관이 있어서 다행이다 싶었다. 그래서 표를 구매해서 관람을 해보았다.

어두운 조명에 가지각색으로 꾸며놓은 수족관들. 수족관이라는 매체에서 예상하기 힘든 컨셉이라 역시 일본은 독특하다는 생각을 한번 더 하게 되었다.

전시관 표 가격이랑 대비하면 가성비가 있다고 할 수 는 없을 것 같다. 아마 수족관 자체가 백화점 구매 고객에게는 무료로 제공되는 형태일 테니 굳이 돈을 내고 보는 건 불필요해 보였다.

이제 남은 시간은 두시간 남짓. 마지막을 하고 싶은건 일본의 디저트를 즐기고 싶었다.

그때 떠오른게 바로 팥빙수였다. 한국과는 다른 맛.

정해둔 곳은 없어 주위를 둘어보다가 사람들이 줄을 서있는 가게가 보여 구글맵에 저장했다.

둘다 디저트 가게인데 건물의 외관부터가 시선을 사로 잡는다.

긴자의 넓은곳에 뒤지다가 겨우겨우 빙수집 하나를 발견했다.
마치 셋방살이 가련한 주인공 처럼 커다란 빌딩에서 4평 남짓 되보이는 굉장히 협소한 곳이 었는데, 대기줄도 있어서 시계를 확인했다.
출발시간까지 2시간정도의 여유가 있어서 기다려보기로 했다.

30분을 기다리니 자리에 착석할 수 있었따. 나는 바로 메뉴판에 그려진 딸기 팥빙수를 주문했다.
그리고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는데 갑자기 주방에서 사람이 나오더니 일본어로 말을 걸기 시작했다.

대충 눈치가 주문이 밀려서 음식이 나오기 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것 같았다.

왠지 느낌으로는 오래 걸리니까. 다른걸로 주문해! 라는 숨은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이제 곧 일본을 떠나야 하고 마지막 디저트를 당신의 귀찮음 때문에 양보할 수는 없었다.

물론 내가 괜히 눈치보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나는 당당히게 다이죠부데스라고 외쳤다.

팥빙수는 생각보다 빨리 나왔다. 역시 내 직감이 맞았다. 귀찮았던 게야.

눈앞에 놓여진 빙수의 자태를 보니 입이 벌어졌다. 동그랗고 아슬하게 모습이 뭔가 탐스럽다는 생각이 드는 요리 였다.

중간에 수저를 넣어 한가들 퍼서 입안에 넣었다.

입안에서 순식간에 녹아내리면서 시원함과 우유의 부드러움, 딸기의 상큼함이 절묘하게 어우러졌다.

우리나라 빙수는 잘 녹지를 않아 수분감이 적어 팥빙수를 먹는동안에도 갈증이 나는 희한한 특징이 있는데,

일본의 빙수는 수분감이 충분해서 좋았다.

너무 맛있어서 순식간에 사라져가는 음식들과 사라져가는 남은 여행의 시간들이 오버랩 되면서 아쉬움에 눈물이 날 것 같았다.

하지만 마지막에 완벽한 디저트를 먹을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안도했다.

다먹고 계산할때 아까 주방 직원에게 눈을 마주치며 오이시이데스라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평점 5/5

평가: 5/5


숙소에 맡겨놓은 짐을 찾고 스카이라이너를 타고 공항으로 향했다.

마치 중력에 의해 고향에 끌려들어가는 기분이다.

이런날은 집에 도착해서도 아쉬움과 서글픔에 쉬이 잠이 들 수 가 없다. 일본의 전통 사케를 면세점에서 구매하고 과자도 몇개 집었다.

오늘 밤은 눈물과 함께 잠이 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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