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의 마지막 날. 술을 한잔 먹으면서 글을 적고 있으니 그 날의 아쉬움과 쓸쓸함이 사무친다.

    밖에는 바람이 얼마나 부는지 무섭게 창문을 두드려댄다. 불청객은 사절입니다.

    마치 인생은 마치 태풍과 같은데 여행이란게 잠시 태풍의 눈속에서 고요함과 잠깐의 휴식을 취하는 시간같다.

    내가 혼자하는 여행을 좋아하는 건 이때 만큼 진지하게 내 삶은 되돌아보고 미래를 그려보는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외롭지만 나만을 위한 시간은 풍족하다.

    오늘 여행을 마무리 하지만 다음 여행을 꿈꾸고 있다. 인간은 희망을 가질수 있기 때문에 살아가는 것이다.

    어제 편의점에서 사온 각종 =술을 다양하게 즐기다 보니 생각보다 만취 상태로 잠이 들었다.

    일상이었으면, 오후 3시는 되어야 시작될 하루도,

    오늘은 아침부터 바쁘게 돌아갔다.

    호텔은 보통 11시에 체크아웃이다. 삼진아웃보다 더 기분이 나쁘다.

    추가 요금을 내서 2시간정도 늦출수 있는 옵션이 있었으면 좋겠는데, 어느 호텔이 이 문제를 해결한다면 떼돈을 벌지도 모르겠다.

    겨우 짐을 정리하고 호텔에 맡겼다. 바로 목적지였던 카이센동 맛집으로 갔다. 이전 여행에 방문한 곳인데, 한국에 복귀 후에도 그 맛이 계속 생각이 났던지라 당연스럽게 재방문하게 되었다.

    변함없이 나이 지긋한 할머니가 반갑게 나를 맞어 주셨다.

    가득히 쌓인 해산물들을 보며 이걸 다먹을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과 잠깐 쯔양이 된것 처럼 푸드파이터처럼 먹기 시작했다. 이전과 달리 카이센동의 구성요소가 달라졌는데, 아마 계절마다 제철 생선 위주로 준비하는게 아닌가 싶다.

    추억의 맛과 달라져서 일까? 아니면 전날 술을 많이 먹어서 일까?

    그때도 양이 많다고 생각했지만 오늘은 너무 버거웠다. 음식을 남기는 건 요리사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서… 음식을 다 먹어야 하는 상황이 약간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거기다 같이 나온 국도 조금은 비리게 느껴졌다.

    이곳은 가격은 조금 비싸지만 그 만큼 양은 어마어마하고 신선한 회를 맛볼 수 있는 곳인데,

    오늘은 모든게 다르게 느껴졌다.

    평점 4.3/5

    평가: 4/5

    긴자의 호텔에 짐을 맡겨 놓았기 때문에 공항 출발 시간을 맞추려면 오늘은 근처를 벗어나서 여행을 하기에는 어려울 것 같다.

    그래서 긴자식스와 근처의 고급 백화점을 둘러 보기로 했다.

    쇼핑은 지난 몇 일동안 넘치도록 해서 인지 소비에 대한 욕구가 바닥이 나 있었다.

    그래서 빠르게 훑고 지나가보니 쇼핑몰을 여행하는 목적이 퇴색되었다.

    그 나마 이름은 잘 기억은 안나지만 긴자의 전통있는 백화점 꼭대기에 수족관이 있어서 다행이다 싶었다. 그래서 표를 구매해서 관람을 해보았다.

    어두운 조명에 가지각색으로 꾸며놓은 수족관들. 수족관이라는 매체에서 예상하기 힘든 컨셉이라 역시 일본은 독특하다는 생각을 한번 더 하게 되었다.

    전시관 표 가격이랑 대비하면 가성비가 있다고 할 수 는 없을 것 같다. 아마 수족관 자체가 백화점 구매 고객에게는 무료로 제공되는 형태일 테니 굳이 돈을 내고 보는 건 불필요해 보였다.

    이제 남은 시간은 두시간 남짓. 마지막을 하고 싶은건 일본의 디저트를 즐기고 싶었다.

    그때 떠오른게 바로 팥빙수였다. 한국과는 다른 맛.

    정해둔 곳은 없어 주위를 둘어보다가 사람들이 줄을 서있는 가게가 보여 구글맵에 저장했다.

    둘다 디저트 가게인데 건물의 외관부터가 시선을 사로 잡는다.

    긴자의 넓은곳에 뒤지다가 겨우겨우 빙수집 하나를 발견했다.
    마치 셋방살이 가련한 주인공 처럼 커다란 빌딩에서 4평 남짓 되보이는 굉장히 협소한 곳이 었는데, 대기줄도 있어서 시계를 확인했다.
    출발시간까지 2시간정도의 여유가 있어서 기다려보기로 했다.

    30분을 기다리니 자리에 착석할 수 있었따. 나는 바로 메뉴판에 그려진 딸기 팥빙수를 주문했다.
    그리고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는데 갑자기 주방에서 사람이 나오더니 일본어로 말을 걸기 시작했다.

    대충 눈치가 주문이 밀려서 음식이 나오기 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것 같았다.

    왠지 느낌으로는 오래 걸리니까. 다른걸로 주문해! 라는 숨은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이제 곧 일본을 떠나야 하고 마지막 디저트를 당신의 귀찮음 때문에 양보할 수는 없었다.

    물론 내가 괜히 눈치보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나는 당당히게 다이죠부데스라고 외쳤다.

    팥빙수는 생각보다 빨리 나왔다. 역시 내 직감이 맞았다. 귀찮았던 게야.

    눈앞에 놓여진 빙수의 자태를 보니 입이 벌어졌다. 동그랗고 아슬하게 모습이 뭔가 탐스럽다는 생각이 드는 요리 였다.

    중간에 수저를 넣어 한가들 퍼서 입안에 넣었다.

    입안에서 순식간에 녹아내리면서 시원함과 우유의 부드러움, 딸기의 상큼함이 절묘하게 어우러졌다.

    우리나라 빙수는 잘 녹지를 않아 수분감이 적어 팥빙수를 먹는동안에도 갈증이 나는 희한한 특징이 있는데,

    일본의 빙수는 수분감이 충분해서 좋았다.

    너무 맛있어서 순식간에 사라져가는 음식들과 사라져가는 남은 여행의 시간들이 오버랩 되면서 아쉬움에 눈물이 날 것 같았다.

    하지만 마지막에 완벽한 디저트를 먹을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안도했다.

    다먹고 계산할때 아까 주방 직원에게 눈을 마주치며 오이시이데스라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평점 5/5

    평가: 5/5


    숙소에 맡겨놓은 짐을 찾고 스카이라이너를 타고 공항으로 향했다.

    마치 중력에 의해 고향에 끌려들어가는 기분이다.

    이런날은 집에 도착해서도 아쉬움과 서글픔에 쉬이 잠이 들 수 가 없다. 일본의 전통 사케를 면세점에서 구매하고 과자도 몇개 집었다.

    오늘 밤은 눈물과 함께 잠이 들 것이다.

  • 여행의 막바지에 다다랐다. 아쉬움의 쓸쓸함이 낙엽처럼 마음속에 가라 앉는다.

    움직일 힘도 없이 몸은 지쳐버렸는데, 이제는 관성의 법칙에 따라 무의식 적으로 움직일 뿐이다..

    아침부터 속도 더부룩 해서 간단한 디저트 같은 걸로 아침을 때워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메종 앙리 사르팡티에

    이름 부터 고급스럽지 않은가. 과거에 유럽의 귀족들은 프랑스어를 가장 고풍스러운 언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프랑스어로는 화장실 간다는 말을 들어도 우아함이 철철 흘러 넘칠것 같다.

    입구부터 심상치 않다. 긴자에 유럽의 미술관 입구를 가져다 놓은 것 같다. 드레스 코드라도 맞췄어야 했나.

    이런 곳에서는 가격표를 보지 말 것! 당당히 턱을 지켜올리고 입장하자.

    당당히 곧추선 나를 점원이 정중히 안내한다. 20명은 앉을 만한 테이블로 안내했는데 그 중 모서리가 내 자리이다.

    식사때가 아니어서 그런지, 아니면 원래 손님이 없는건지 가게 안은 한산했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사과 크레이플이다.

    주문한 요리는 주방에서 만들어지지 않는다.

    버너와 조리도구를 챙긴 점원이 테이블 맞은 편에 섰다.

    요리랑은 전혀 관계없어 보이는 모습이지만 한마리의 백조처럼 우아하게 조리를 시작하신다.

    버너에 불을 켜고 은빛 팬에 사과 시럽을 넣고 크래이플과 함께 졸여준다.

    포크 2개로 정성스레 크레이플을 접어서 접시위에 올려놓고 숙성된 사과도 먹기 좋게 썰어준다.

    마지막으로 차가운 아이스크림을 위에 올리면 완성. 후지산 위에 백년설을 연상하게 한다.

    과일을 조리 해 먹는 건 한국인에게 낯선 일이 지만 외국의 음식에서는 종종 볼 수 있다.

    뜨근한 사과국물도 너무 좋아서 해장을 해도 좋을 정도 였다.

    가격에 비해 맛이 뛰어나지는 않지만 특별한 경험을 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한번 가볼 것을 추천한다.

    평점 4/5

    평가: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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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부러 여행 후반에는 피로도를 생각해 전시관 투어 위주로 일정을 짰다.

    일본에서 그동안 맛있는 음식을 맘 껏 즐겼으니 이제부터 마음의 양식을 채워보자..

    여행 오기전에 탭랩보더리스라는 전시가 도쿄에서 아주 아주 핫하다는 글을 봤다. 클록을 통해서 미리 예약해놓았다.

    도쿄의 아부다비힐스랑 오다이바 2곳에 있다.

    팜플렛을 보니 매 시즌마다 다른 컨셈의 전시회가 열리는 듯 햇다.

    무료 짐 보관소가 있어서 무거운 가방을 마낄 수 있어서 한결 몸이 가벼워 졌다.

    10명 정도의 사람이 입구에 모이자 직원이 다가와 안내를 시작했다.

    어둡고 긴 통로를 걸어 가는데, 한치 앞도 보이지 않아서 귀신의 집 체험을 하는 건가 하는 기시감이 들었다.

    넘어지지 않을가 조심조심 어두운 길을 걷다보면 어느 문에서 빛이 새어나오 것을 발견하게 된다.

    어두운 이곳과 환한 저곳, 이세상과 저세상처럼 극적인 대비가 신비로움을 극한으로 끌어 올린다.

    빛이 새어나는 공간으로 발을 들이자 정말 환상적인 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공간이 내 주변을 가득 메운다.

    온갖 알수 없는 무늬들과 형상들이 벽면을 따라 흘러 가고 있다.

    어디까지가 벽이고, 어디까지가 길인지 분간이 안될 정도 이다.

    천장에 있는 수십개의 빔프로젝트에서 쏘아보내는 아트적인 패턴들이 공간을 가득채우는 형식의 전시관이다.

    주변이 너무 현란해 길을 잃기 쉬워서 미아를 방지하기 위한 안내도 따로 받았다.

    패턴들 속에서 나비가 날아 다니는데 그 나비를 따라 가면 출구로 갈 수 있다고 한다.

    정말 세상에서 가장 낭만적인 비상구 연출이 아닐수 없다.

    무분별해보이는 공간도 크게 보면 여러개의 섹션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꽃무늬로 가득한 방, 파란비가 내리는 방, 미러볼이 반짝이는 방, 시간여행을 하는 기분이 드는 방, 블랙홀 같은방.

    다양한 컨셉이 있다.

    블로그에 사진을 올리고 싶지만 에러가 발생해서 올리지 못해 아쉽다.

    어린이들이나 인생샷을 남기고 싶은 MZ, 연인들 모두 만족할 만한 공간이다.

    입장료가 대략 3만원인데 왜 도쿄에서 가장 핫하고 인기 많은지 납득이 가는 곳이다. 일본여행을 계획중인 사람이라면 무조건 추천한다. 

    가볍게 먹은 디저트 때문에 살짝 허기가 져서, 근처 비건 카레집으로 갔다. 직원 2명이 운영하는 작은 가게.
    바람을 쐬며 먹을 수 있게 야장도 준비되어 있었다.
    비건이지만 진하고 감칠맛 나는 카레이다. 그리고 건강해지는 기분은 덤이다.
    구운 야채는 고기보다 맛있다는 것을 아는가? 이 집이 꼭 그랬다.
    평점 4/5

    평가: 4/5

    오늘 탭랩보더리스를 보고 벤츠 매장을 방문할 예정이었다. 벤츠 오너로써 말이다.

    하지만 여행에서는 항상 예외의 일이 벌어진다.

    체력을 아끼기 위해 과감히 택시타고 까지 타고 벤츠 매장을 향해 갔지만

    갑자기 택시기사님이 내가 말한 장소를 못 찾겠다고 하소연 하기 시작했다. 코마네~

    난감해 하는 기사님을 구제하기 위해 일단 이 근처에 내려달라고 하고, 구글 지도를 보며 목적지로 걸어가기로 했다.

    근데 분명 벤츠 매장이 있어야 할 곳에 아무 것도 없었다. 30분을 이곳에서 허비했는데… 알고 보니 구글 지도에 폐점이라고 써있었다.

    그럼 애초에 검색이 안되었어야 하는거 아닐까.

    벤츠 오너로써 차 내부에 장식할 굿즈들을 잔뜩 구매할 생각이었는데 아쉽다.

    어쩔수 없이 미드타운 디자인 21 박물관으로 갔는데.

    나니?

    이곳도 뭐가 뭔지 모르겠다. 전시관이 있는건지 없는건지 도저히 입구가 어딘지도 모르겠고, 내가 모르는 지하 벙커에 전시관을 꾸며라도 놓은 걸까?

    여기서도 30분을 헤메다 지쳐서 그냥 숙소로 복귀 했다.

    도착하니 오후 5시쯤이었는데, 이번 여행에서 숙소에 이렇게 빨리 복귀 한 것은 오늘이 처음이다.

    근데 차라리 잘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녁에 시부야의 꼬치거리에 맥주를 먹을려고 했는데 늦은 시간에 갈 예정이라 미리 체력을 비축해놓는게 좋을 것 같다.

    꼬치거리는 신주쿠에만 있는게 아니다.

    시부야가 젊은층이 많이 모이고, 헌팅도 이뤄지고 뭐 그런 다는 핫한 곳이라고 한다.

    밤이 깊을수록 더 뜨거워테니 10시쯤에 도착하면 될거라고 생각하고 숙소에서 퍼질러 잤다.


    약속대로 10시에 시부야 도착!

    역시나 사람이 바글바글 하다.
    2명, 3명 모인 젊은 남여들이 테이블 하나를 두고 눈길이 오가는 것이 보인다.

    의식하지 않는 척 해도 뒤통수에도 눈이 달린 것 처럼 이성을 찾아 다닌다.

    어디가 물이 좋은가? 하며 한바퀴를 쭉 둘러 보는데 불안감이 엄습했다.

    사람이 너무 많은데다가 혼자 온 손님은 한명도 없어 보였다.

    나란 사람이 법점할 수 없는 공간처럼 느껴졌다.

    누가봐도 불청객이 될게 뻔했다.

    하지만 이대로 돌아가기에는 또 아쉬웠다.

    용기는 또 나지 않았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어느새 주변을 10바퀴를 돌았다.

    이러다 100바퀴를 채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아무 생각하지 말고 그냥 들이닥쳤다.

    진짜 용기를 저 밑 단전에서부터 끌어올린 것 같다.

    그렇게 호객을 하던 여자에게 말을 걸었다.

    그 여자가 가장 귀여우면서도 검은 스모키 화장이 예뻤기 때문이다. ^^

    수미마셍. 히토리데스.

    여자는 나를 재대로 쳐다보지도 않고 한번 흘기더니 갑자기 저 멀리에 있는 남자 직원을 큰 소리로 부르기 시작했다.

    간코쿠진 데스!

    큰소리로 한국사람이야. 라고 하는 건데 이건 뭐지 싶었다. 대놓고 인종 차별을 하는 걸까?

    기분이 나빴지만 일단 그대로 있어 보았다.

    남자가 오더니 시계를 가리키며 11시에 문을 닫는단다. 이제 남은 시간은 30분 밖에 안된다.

    그럼 애초에 여자가 말했어도 됬을텐데….

    불쾌한 감정을 숨기고 가볍게 미소를 띄우고는 자리를 떴다.

    한마디 화라도 냈어야 하나. 교양인으로 평생을 살아와서 이럴때 화 한번 못내는 내가 한심해 보인다.

    교육이고 문명이고, 어쩌면 생존에 하등 필요가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괜히 기분만 잡쳤다. 나는 시부야를 떠나 긴자의 숙소로 돌아갔고,

    오늘은 기분좋게 편의점 털기를 해야 겠다고 결심했다. 더 초라해지는 건 아니겠지? ㅎㅎ

    편의점에선 작은 팩에든 사케와 와인. 술을 소분해서 파는 느낌인데 여러종류의 술을 먹을 수 있어서 우리나라도 이런 시스템이 있었으면 했다.

    그 다음 안주는 김치찌개 , 일본에서 만든거라 의심스러웠지만 일주일간 김치를 못먹어서 도전해보려고 샀다. 그 다음 햄바그와 강나미가 추천한 연어 주먹밥을 샀다. 

    이중에서 김치찌개가 가장 예술이었다. 살짝 달기는 하지만 매콤하고 칼칼한게 한국인도 만족할 만한 음식이다. 거기다 안에 두부는 마치 여인의 하얀 속살 처럼 흐트러짐 없이 뽀얗게 드러나 있는데, 너무 부드럽고 맛있었다. 우리나라에서 파는 김치 인스턴트 음식도 이렇게 맛있지 못할거다. 

    연어초밥은 그저 그랬는데 남은 김치국물에 비벼 먹으니 의외의 환상의 조합이 되었다. 참치김찌느낌?

    햄버그는 확실히 한국의 것보다 퀄리티가 좋았다. 순식간에 술과 안주를 들이 부었다. 분명 이 음식은 시부야의 꼬치거리보다 맛있었을 거라 단언한다. 


    시부야 꼬치거리는 아쉽지만,

    오히려 더 만족스럽고 거하게 취해버렸다. 다음 날 아침에 잘 일어날 수 있을지 걱정이다.

    술먹은 다음은 무조건 꿀잠.

  • 수면마취 후처럼 시간과 공간의 깊은 괴리감을 느끼며 눈을 떴다. 눈앞에는 호텔의 낯선 천장이 어지럽게 일렁 거린다. 머리 속은 와장창 깨진 접시 조각같고 가스를 가득 담은 듯 더부룩한 위장의 불쾌감이 나를 짓누른다.

    뇌의 회로를 겨우 이어내어 이 고통의 근원이 무엇인지 겨우 끄집어낸다.

    어제 오마카세에서 페이링된 술들이 만화 캐릭터 처럼어깨에 손을 올린채 기차놀이를 한다. 5가지 이상의 술을 먹은 것다. 내 위장안에서 폭탄주처럼 멋지게 섞였을 것이다. 오히려 이 정도 숙취인것을 다행으로 생각해야 될 것 같다.

    집이었으며 하루 종일 잠만 잤을 테지만 여행지의 시간은 모두 기회비용이다.

    하지만 딱 1시간만 더 자자.!!

    스르륵 다시 잠이 들었다.

    생체시계가 그래도 문제 없이 작동해서 1시간뒤에 눈이 떠졌다. 머리와 몸이 훨씬 가벼워 졌다.

    해장을 하러 츠케맨을 먹으로 가자.

    여행책에 소개된 별 다섯 개 만점의 식당으로 향했다. 긴자역 근처의 고층 빌딩 지하 식당가에 라면 거리라는 곳이 있는데 그 곳 입구에 있다
    .
    라면거리는 여러개의 라면집이 모여있는 장소인데, 지하상가를 골목 컨셉으로 잡은 게 참 일본답고 정겨웠다.

    츠케맨은 면과 국물이 다른 그릇에 나온다.

    면을 집어 들어 국물에 찍어 먹는 방식이다. 국물은 기본적인 라면과 다르게 소스처림 찐득하다.

    내 생각에 츠케맨에서 가장 중요한 건 면의 맛이라고 생각한다.

    진정한 츠케맨 맛집은 면만 먹었을때도 그 고소한 맛과 감칠맛에 놀라게 된다.

    하지만 이곳은 면은 별로 였다. 책에 소개된 별 5개 집인데 말이다.

    가게 밖에 면이 들어있는 플라스틱 박스가 쌓여 있었는데 개별로 비닐에 쌓여있는게 면을 직접 뽑는게 아니라 기성품을 쓰는게 아닌가 싶었다.

    면 자체에서는 정말 아무맛도 느껴지지 않았다.

    소스는 그래도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된장 소스인데, 한국인이 싫어할 수 없는 맛이다. 안에 고기도 듬뿍들어있고, 너무 짜지도 않고 된장밥같이 걸쭉하게 목안으로 타고 들어 왔다.

    예전에 청담에 있던 중국집에서 된장짜장을 팔아서 즐겨먹은 적이 있는데 그 맛과 꽤 흡사했다. 이곳이 원조였을까?

    밥을 시켜서 남은 국물에 밥을 비벼먹고 싶었지만 숙취로 인해 포기했다.

    평정 4/5

    평가: 4/5

    어제는 참 여행에 미친것처럼 14시간을 돌아다녔다.

    이건 여행이아니라 행군 수준이었다.

    숙취로 인해 몸은 이미 녹초가 되었지만 여행의 하루는 일상의 일주일 만큼이나 아까운 시간이다.

    헛되이 보낼수는 없다.

    가볍게 오모테 산도라도 둘러보기로 했다. 

    오모테산도 역에 도착해 첫번째로 플라이 타이거라는 마켓으로 향했다. 책에서 추천했는데 막상 방문해보니 굳이 다른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지가 않다.
    일본에서 처음으로 아무것도 사고 싶지 않은 상점이었다.
    이것 저것 아기자기 한것 같은데 굳이..라는 생각이 든다.

    쭉 둘러보고 조금 쉬기 위해 커피를 한잔 하러 갔다.

    책에 소개된 곳인데, 젊은 여자 혼자서 운영하는 듯 했다.

    라테스트라는 가게 이름과 동일한 커피메뉴가 있는데, 시그니처 메뉴이니 시켜보자.

    카페라떼인데 얼음이 없는 냉 커피였다.

    커피에도 최적의 온도가 있는 것 인지 기존에 먹던 어떤 커피보다 훨씬 진한데다가 얼음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더 시원하게 느껴졌다.

    근데 위스킨 잔만한 글라스에 양이 좀 아쉬워서 아껴먹었던 기억이 있다.

    평정 3.8/5

    평가: 4/5

    오모테산도를 왔으니 오모테 산도 힐즈를 그냥 지나칠 수 는 없다.

    건물내에 사선으로 된 복도를 걸으면 1층에서 5층까지 건물의 전부를 돌아볼수 있는 기막힌 구조로 되어있다.

    최상층에는 음식점도 있고, 그 밑에는 여러 브랜드의 옷 가게들이 있는데,

    대부분이 명품이었다.

    섹시한 백발의 백인 중년이 모델인 포스터가 걸려 있는 옷 가게가 보였다. 과감히 들어가 보았다.

    시착시테모 이이 데스까? 라고 묻자 점원이 지나치게 밝은 미소로 다가온다.

    살거 아닌데… 괜히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나에게 맞는 사이즈를 창고에서 따로 찾아 온다. 더 부담스러워 지고 있다.

    옷을 입어보니 내 스타일은 아니다. 옷은 재질을 부드러워서 좋았지만 디자인은 난해했다.

    에스키모 옷 같다고 해야 할까. 이런 고급 가게는 옷의 가격표가 잘 안보인다. 

    이쿠라데스까라고 물었는데 500만원이었다.

    귀를 찌르듯 들어온 난해한 금액에 나는 최대한 표정관리를 했다.

    이 정도 가격은 별거 아니라는 느낌으로 말이다. 살수 있지만 내 스타일이 아니어서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도록 움직였다.

    누가봐도 그 걸음이 어색했을 거다. 

    이제부터는 차라리 명품 브랜드에서는 가격을 묻지 말아야 겠다.
    애초에 이런 곳을 찾는 고객은 가격 따위는 신경쓰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보기 힘들게 가격 태그도 숨겨 놓는다.
    가격을 물어보는 행동만으로도 이 옷을 사는 기존 손님과는 달라진다.
    초짜 티를 팍팍 내는 것이다.
    그리고 사실 살 생각도 없으니 가격을 알아서 뭐 하겠는가. 조금 궁금하긴 하지만 ㅎㅎ

    그 외에 가방도 구경 했는데 대부분 3백은 넘어가는 것 같다. 

    건물 중앙에 거대한 크라스탈 트리가 있다. 일정 시간마다 공연을 하는데 트리주위에 동그란 원들이 일렬로 줄에 매달려 있는데, 그 줄이 길어졌다 짧아졌다 하며 원들의 배열을 이러저리 움직인다.

    단순한 기작이지만 굉장히 우하하고 신비스럽다. 흘러나오는 클래식 음악도 한 몫하는 것 같다.

    오모테산도에는 랄프로렌 전용 건물이 있다.

    2층 건물이고, 랄프로렌 브랜드만 취급하며 랄프로렌이 운영하는 카페도 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랄프로렌의 모든 제품이 있는 것다.
    정장을 맞출 수 있는 테일러 샵도 존재했다.

    랄프로렌은 내가 참 좋아하는 브랜드이다.
    고급스럽고 신사적인 이미지가 있으면서 가격대가 넘사벽은 또 아니다.

    단점이라면 매장마다 가격이 상이하다는 것이다.

    아울렛같은 곳에서는 너무 가격을 후려치즌데 아무래도 품질이 의심스럽다.

    개인적으로 비니가 옷장에 하나도 없었는데 맘에드는 물건이 몇개 있어서 집어들었다.

    이것도 맘에 들고, 저것도 맘에들고, 어느덧 손에 비니만 5개.

    집착을 버리자.  버려야 행복하다. 겨우겨우 2개로 추려 내었다.

    하나는 짧은 비니라 가볍게 쓸만했고, 한 비니는 붉은색에 이마에 폴로라는 로고가 크게 박혀있고 약간 뉴진스 느낌이 났다.

    온김에 장갑이나 목도리도 세트로 사서 부모님께 선물을 드리기로 했다.

    그때 한 남자 직원이 친절하게 와서 대응 해주었는데 골라주는 목도리들의 취향들이 영 올드하고 별로였다.

    뿌리치고 혼자서 구경하고 싶었는데 워낙에 친절하고 열정을 다해 주셔서 상처를 드릴 수 없었다.

    시간은 걸렸지만 어떻게 어떻게 내가 원하는 스타일을 전달해서 목도리와 장갑을 구입할 수 있었다. 

    계산을 하려 보니 어느새 백만원을 훌쩍 넘었다. 액수가 커지니 직원들이 더 친절하게 나를 대해주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오야상노 프레젠토

    부모님 선물이라고 하니 정성스럽게 포장을 해주겠다고 한다.

    포장을 기다리는 동안 물줬는데 랄프로렌이 그려진 자체 제작 물이었다.

    랄프로렌을 나와 길을 건너면 디자인 스토어가 나온다.

    인테리어에 관심있는 사람들은 지하에 있는 매장을 한번 방문해보면 좋을 것 같다.

    충분히 돌아 다녔으니 이제 점심을 먹으로 가보자.
    다시 플라잉 타이거 마켓으로 이동했다. 그 근처에 돈까스 맛집이 있다.

    책에서 소개된 곳인데 별점 5개인 맛집이다.

    보통 일본의 맛집은 대기줄이 있는 편이고, 오후 3시에는 휴식시간이 있어서 방문할때 허들이 있는데, 이곳은 휴게시간 없이 계속 운영하기 때문에 대기 없이 바로 입장 가능 하다.

    쉽게 입장했으니 맛이 좀 떨어지지 않을까 했는데, 웬 걸?

    이번 여행에서 츠치한 카이센동 집과 더불어 투탑이 된 나의 미각을 감동시킨 최고의 돈까스 였다.

    진정한 겉바속촉을 정의 했다고나 할까? 돈까스의 고기가 이렇게 부드러울 수 있을까 싶다. 입에 넣자마자 살살 녹아버리는데 아직도 그 맛을 잊을 수가 없다.

    엄청 기름진데도 불구 하고 느끼하지 않고 너무 고소해서 계속 입 맛을 당겼다.

    유일한 단점이라면 가격이 아닐까 싶다.? 가장 비싼 세트를 시켰는데 5만원 정도했다.

    돈까스 하나에 5만원이 넘다니 당신의 선택은?

    나는 다음 일본여행에서도 꼭 방문할 예정이다.

    평점 4.5/5

    평가: 5/5

    밥을 먹으니 피곤함이 몰려왔다.

    지금은 오후 5시….

    한끼 더 먹을 수 있지 않을까?

    남은 일정을 생각했을때 야끼니꾸를 먹을 시간이 없다. 오늘 저녁에라도 먹어야 한다.

    하지만 그때 까지 소화가 될까?

    일단 호텔에 누워서 휴식을 취했는데 도저히 소화가 될 기색이 안보였다.

    벌써 시계는 9시를 가르키고 있다. 더 이상 고민하면 가게가 모두 닫아 버릴 것이다. 

    일단 밖에 나와 30분을 서성였다.

    속이 너무 더부룩하다. 과욕을 부리다 체하면 남은 여행 내내 아무것도 못먹을지 모른다.

    갈까 말까 갈까 말까. 번뇌의 시간들.


    그렇게 고민하면서 좀 걸었더니 트름이 나왔다.

    점심에 먹은 돈까스 냄새가 그대로 느껴진다. 아직도 소화가 덜 된것이다.

    그래도 트름했으니 좋은 신호로 봐도 괜찮겠지?

    쓸데없이 강한 긍정으로 식당으로 향했다.

    평점 4/5

    평가: 4/5

    숙소 근처의 야끼니꾸 집에 도착하니 벌써 시간이 10시다.

    주방의 라스트 오더 시간에 딱 맞춘 것이다. 

    직원들이 조금 불친절했다. 영업마감에 손님이 왔으니 당연하다. 하지만 구세주 처럼 한국말을 하는 직원분이 나를 많이 도와 주셨다. 

    일본어 메뉴여서 멍 때리고 있었는데 정말 다행이었다. 그 분의 도움으로 5분만에 주문을 완료했다.

    늦게와서 죄송하다고 하자. 눈치보지 말고 먹으라고 하신다.

    일본에서 소혀는 꼭먹어야 겠지.
    소금 양념이 되어있는데 조금 짜게 간이 되어 있어서 그닥 좋은 맛은 아니었다.

    아까 직원이 메뉴 골라줄때 한국분들한테 추천 안한다고 한 이유가 있었다. 소혀가 문제가 아니라 소금 간의 문제일지는 몰랐지만 말이다. 

    나머지 양념된 소고기들은 역시나도 대 만족이었다.

    일본 야끼니쿠 집을 가본 사람은 알겠지만 인당 기본 10만원은 나온다. 배터지게 먹는다면 20만원도 넘을 것 같다.

    친절한 직원분이 야끼니꾸는 런치세트를 먹는게 좋다고 꿀팁을 주셨다. 일본 사람들도 대부분 런치세트를 이용한다고 한다. 

    큰 돈을 지불한 만큼 기분좋게 즐겼어야 했는데, 먹는 중간 속이 더부룩해서 남길뻔했다.
    기름진 음식이다 보니 안좋은 속에 더 치명타를 가한 것 같다. 

    식사 중간중간 친절한 종업원이 계속 한국말로 대화를 시도 하셨다.

    내일 저녁에 갈 술집 추천도 받고 말이다.

    마지막에 자기 퇴근한다고 인사까지 하고 가시는데

    이거 팁이라도 드려야 하는데 내가 눈치 없이 구는 걸까 신경이 쓰였다. 

    팁을 드리는 건 어렵지 않지만 어쩐지 선의의 행동에 가격표를 매기는것이, 그 사람의 진심을 퇴색시키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도 되다 보니 함부로 행동할 수는 없었다.

    그냥 밝은 미소 만이 내가 할 수있는 최선이었다.

    속이 안좋아서 소고기를 재대로 즐기지 못해 아쉽지만 또 다른 내일의 태양을 위해 나는 숙소로 돌아갔다.

  • 오늘은 호텔에서 정해짐 룸 클리닝 day 이다..
    몰리는 관광객에 도쿄의 호텔들이 콧대가 많이 높아져서 일주일에 한번만 청소를 해주는 걸까?

    방을 비워줘야 하니 오늘은 이른 시간부터 여행을 시작했다.

    오전 8시. 이 시간에 여는 가게가 있을까 싶었지만 킷사텐 몇 곳이 영업하는 것을 구글맵에서 확인 했다. 숙소에서 가장 가까운 곳으로 정했고 조식을 먹는 생각으로 커피와 토스트를 먹어야 겠다.

    건물 외관 부터 지브리 만화에나 나올 법한 모습에 내부는 고풍스러운 느낌으로 가득해 마치 중세 유럽으로 시간여행을 하는 기분이 들었다.

    기본 메뉴인 토스트와 카페라떼 세트를 주문했다.
    식빵은 아주 두툼했다. 바삭한 맛은 있었지만 조금 마르고 거친 느낌이라 입천장이 까질까봐 조심히 베어 물었다.

    커피는 조금 독특하게 서빙해 주었는데 점원이 두개의 주전자를 양손에 들고 오더니 커피잔에 따르기 시작했다.
    한 곳에는 커피, 한 곳에는 우유가 들어가 있다.

    주전자는 점점 높게 올라가고, 아슬아슬 할 정도로 긴 물줄기가 컵안으로 폭포처럼 떨어졌다. (중국에서 차를 따라주는 묘기같았다.)

    우유와 커피는 조그만 컵속에서 소용돌이치며 섞이고, 푹신한 거품이 솟아 올랐다.

    점원이 역시 전문가인게 조그만 컵이 넘치지 않게 커피를 따라 주었다. 주변에 물 한방울 튀지 않았다.

    이곳은 커피의 맛이 특별하기 보다는 귀족이 된 것만 같은 가게의 인테리어, 커피를 따라주는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재미를 즐 길 수 있는 곳이다. 대기 시간은 1시간정도는 예상해야 한다. 킷사텐은 테이블 회전이 느리기 때문이다.

    평점 3.5

    평가: 3.5/5

    오늘은 기즈요치라는 지역에 갈 생각이다. 도쿄 외곽 지역인데 일반적인 여행지는 아니다.

    나는 왜 이곳을 가게 되었는가?

    도쿄를 수 없이 방문한 나, 하지만 매번 나폴리탄이라는 음식을 먹어 보지 못했다.

    먹어야 할 음식들이 넘쳐나니 우선순위에서 항상 밀린 것이다. 떠나는 비행기에서 항상 다음 여행에서는 꼭 먹어야지라고 다짐한게 3번은 넘는다.

    이번 7박8일의 긴 여행 시간에도 못 먹는다면 평생 먹을일이 없을 지도 모른다. 그래서 각오를 다짐한 메뉴이다.

    나폴리탄은 케찹으로 만든 스파게티이다. 이탈리아 사람들이 본다면 대노할 음식이지만 오래된 일본의 서민 음식중 하나이고, 나는 케찹으로 만든 요리가 내는 특유의 싼마이 불량식품 맛을 좋아하기 때문에 기대가 된다.

    구글로 검색하면 도쿄에 생각보다 나폴리탄 전문 음식점은 거의 없다 시피 했다. 그래도 첫 경험이니 괜찮은 음식점을 선택하는게 좋을 것 같은데 그렇게 흘러 흘러 도쿄 외곽의 기즈요치까지 닿게 된 것이다.

    긴자에서 1시간 정도 전철을 타고 가야하는데, 고독한 미식가에 나온 가게라고 하니 특별한 경험이 될 것 같다.

    어느덧 기즈요치 역앞에 도착했다.

    역 앞에는 바로 재래 시장도 있고, 생각보다 유동인구가 많아서 도심을 벗어났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역시 일본에는 사람이 많다.

    식당으로 가는 길을 찾는데 역 앞에서 유치원생 무리들이 전단지를 나눠주고 있었다. 귀여워서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다가

    불쑥 전단지를 든 작은 손이 네게도 종이 한장을 들려 주었다.

    한국에서는 전단지 피해다니기 바쁜데 어린 아이에게 벌써부터 세상의 냉정함을 경험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전단지를 들고 천천히 읽어 보았다. 일본어는 아직 미숙하기 때문에 영어로 큼지막하게 쓰인 프리마켓 글자만 눈에 확 들어왔다.

    시장에서 바자회라도 열리는 걸까? 뉴욕의 브루클린의 플리마켓 처럼 말이다.

    값싸게 중고 물품이나 독특한 물건들을 구경할 수 있고, 운 좋으면 귀한 골동품을 살수 있을지도 모른다.

    전단지의 조그많게 그려진 지도와 구글지도를 번걸아 비교해 보며 목적지로 향했다.

    도착해 보니 시장이 아니라 규모가 제법큰 고층 빌딩 안에 2층에 위치하고 있었다. 보통 넓은 광장에서 열리지 않나? 조금 이상하다 싶었다.

    엘레베이터 문이 열리고 눈 앞에 펼쳐진 광경에 당황해 식은 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이 곳은 유치원이었다. 바자회가 아니었다.

    선생님으로 보이는 남자가 나에게 정중히 인사를 했다.

    나도 어떨결에 인사를 해버렸고, 다시 되돌아가기에는 타이밍을 잃어 버렸다.

    돌처럼 굳어서 아무것도 못하고 있던 나를, 순간 남자 아이 하나가 내 손을 덥석 잡더니 나를 끌고 가기 시작했다.

    아주 박력이 넘치는 아이였다.

    그 손을 뿌리칠수가 없었는데 아이에게 실망감을 줄 수 없기 때문이다.

    나는 어떤 저항도 하지 못한채 아이를 따라 방으로 들어갔다.

    그 곳에는 또 다른 남자 아이가 책상에 앉아 카운터 처럼 꾸며 놓았고, 돈을 지불하고 자신들이 만든 게임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 같았다.

    아이들이 내게 설명을 해주기 시작했는데,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다. 일본어를 그렇게 열심히 공부했는데 아이가 하는 말도 하나 못알아 듯다니… 쯧쯧.


    더 이상 정체를 숨기면 아이들도 곤란해 질 것 같았다.

    와따시아 간코쿠진 데스.

    에~?

    그 아이의 표정을 잊을 수가 없다. 방금전까지 파워 E의 친화력을 보인 아이가 갑자기 주위를 두리번 거리리더니 나를 투명인간 취급하며 주위를 배회하기 시작했다.

    나는 기회다 싶어. 조용히 그 방을 나왔다.

    현지 사람들과 어울리는 여행을 항상 꿈꿔왔는데 이렇게 급작스럽게 만들어질줄은 몰랐다.

    10분만 더 있다 가면 자연스러울 것 같아 유치원을 좀 둘러보는데 카페처럼 보이는 곳이 있었다.

    좋아 이곳에서 간단히 커피 먹고 사라지면 자연스러울 것 같다.

    학교 책상을 4개씩 모아 테이블을 만들고 한쪽에는 카운터처럼 책상을 길게 늘여 놓았다.

    칠판에 적어 놓은 메뉴가 이해가 잘 안된다. 10개도 넘어 보이는데 커피는 안보인다.
    일본어를 모르니 영어가 적혀있는 셋트 A를 시키게 되었다.
    150엔.
    아이가 판다고 싸진 않구나. 허허. 어린나이 부터 경제교육을 철저히 받는 것인가?

    주문을 하고 테이블에 앉아 있었는데 한참이 지나도 메뉴가 나올 생각을 안했다.

    카운터를 보니 주문을 받은 아이들은 자신의 본분을 잊고 서로 장난치면서 뛰어다니고 있었다.

    이곳은 스타벅스가 아니다. 컴플레인도 걸 수 가 없다.


    다시 카운터로 돌아가서 내가 주문한 메뉴를 제발 만들어 달라고 사정했다. ㅎㅎ

    그제서야 쿠키와 커피를 가져다 주었다.

    쿠키는 만들다만 찰흙처럼 뭉개져 있었는데, 아이들이 직접 만든 것 같았다.

    이제 얼른 먹고 가자.

    하지만 돈 냄새를 맡았는지 갑자기 두 아이가 내 테이블로 다가왔다.

    한 아이는 목에 바구니를 메고 있었고, 한 아이는 옆에서 나에게 말을 하기 시작했다.

    설마 앵벌이같은 건 아니겠지.

    바구니에 든걸 사먹어라. !!

    대충 이런 느낌인 것 같다.

    거역할 수 없는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미소. 지배의 악마 같다.

    그래봤자 몇천원인데…. 기분좋은 마음으로 먹어보자.

    세쯔메이 시테 구다시이.

    뭔지는 알고 먹읍시다.!!

    아이들이라 친절히 설명해 줬다. 아쉬운건 나의 청해 실력.

    바구니에 꺼내져 내 접시위에 올라간 물건은 고구마였다. 꿀에 절여진.

    맛탕이다.

    맛은 생각보다 좋았다. 녀석들 커서 흑백요리사가 될 재능이 있는데.

    커피를 다 먹어서(작은 종이컵정도 였다.) 목이 메이며 꾸역꾸역 먹고 있는데, 저 멀리서 또 다른 아이가 바구니를 메고 카페 테이블을 돌고 있는게 보였다.

    이 곳에 더이상 있다간 지갑이 탈탈 털리겠다.

    그리고 원래 목적인 나폴리탄도 먹어야 하니 더 이상 배를 채워서는 안된다.

    서둘러 남은 음식을 처리하고 엘레베이터 입구에서 아이들과 손을 흔들며 작별 인사를 했다.

    이제 원래 목적지인 나폴리탄 가게로 가보자. 가게는 외관나 내부 인테리어 모두 오래된 노포의 느낌이 나서 낭만에 취하기에 더할나위 없었다.

    내가 첫 손님이다.

    나폴리탄과 햄버그가 세트 이지만 나는 이미 유치원에서 이것저것 군것질을 해서 배가 부르니 나폴리탄만 시켰다.

    리뷰와 달리 음식은 금방 나왔다. 

    먹음직스러운 음식. 와인도 한잔 시켰는데 가득 담아줘서 시골 인심이 느껴졌다. 

    나폴리탄은 내가 상상한 맛과 비슷했다. 케찹맛에 알수없는 감칠맛.
    인스턴스 음식 같지만 원래 이런 음식이 입에 촥촥 감기니까.

    집에서도 충분히 만들 수 있을 것 같아 나중에 요리해봐야 겠다고 생각했다. 

    식사를 하는 동안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이나 가족 단위의 손님이 한팀 두팀 들어 왔는데 모두 동네 친구인듯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일본 드라마를 보는 것 같았다.

    이런게 노포의 맛이지
    평점 4/5

    평가: 4/5

    배가 너무 불러서 소화가 되도록 근처 공원을 산책했다.

    이제 다이칸 야마를 향해 다시 도쿄로 돌아가자. 
    오늘 쇼핑은 안할려고 했는데, 특색있는 가게의 인테리어를 보니 그냥 지나치는게 더 힘들었다.

    사진을 보니 몸이 조금만 더 슬림해 지면 좋을 것 같다.

    괜찮아 보이는 옷들은 사진을 찍어두고, 나중에도 생각이 난다면 이 곳에 다시와서 구매해 봐야 겠다고 생각했다.

    다이칸야마에서 가장 유명한 티싸이트로 이동하자.

    이 곳은 책 뿐만 아니라 다양한 잡화를 판매하고 있다. 이것 저것 다양하게 구경할 수 있어서 전시관을 관람하는 기분이 들었다.

    티싸이트 2층에 올라가 걷고 있는데 음식 냄새가 났다. 2층은 음식과 차, 그리고 독서를 하는 공간이다. 밥먹은 지 얼마 안되었는데 왠지 배가 고픈 것 같다.
    피씨방에서 누가 라면 먹으면 배고프듯이 말이다.

    메뉴만 그냥 구경하자 하면서 보고 있는데 남자 점원이 나에게 와서 말을 걸었다.

    친절하게 설명과 메뉴 추천을 해준다. 그 친절함에 커피 하나를 주문하게 되었다.

    펌핀커피. 호박맛이라는 건데 낯선 메뉴이다 보니 내심 기대가 되었다.

    설탕의 단맛이 아닌 호박의 풍미 있는 단맛과 걸죽한 커피가 색다르다. 마치 미숫가루와 커피를 섞어 놓은 것 같다.

    브루클링 맥주 시음하는 곳으로 가보자.

    다이칸야마에서의 마지막 코스. 뭐 별 기대는 없었는데, 맥주나 먹고 쉬려고 갔는데, 가게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직원 들도 어리고 모두 영어로 응대하다 보니 여기가 일본이 아니고 뉴욕의 어느 세련된 맥주집이 아닌가 싶었다.

    평점 4/5

    평가: 4/5

    메뉴는 시음 코스가 메인인데 보통 6개의 다양한 맥주를 준비해 준다.
    나는 딱히 수제 맥주의 맛을 뚜렷하게 구별할 정도로 맥주에 대한 지식은 없었다.
    약간 타서 나온 피쉬앤칩스도 본토의 그것보다 맛이 좋았다.(워낙 영국음식이 맛이 없다.)

    이 날 왠지 모르게 가장 여유롭고 감정에 젖었던 것 같다.

    세상이 아름답고 낭만적으로 보인다.

    감정에 취하다보니 테블릿 키보드를 두드리기 보단 종이와 펜을 꺼내 무언가를 적고 싶었다.

    미리 챙겨둔 호텔 메모지와 볼펜을 가방에서 꺼냈다.
    그리고 끄적끄적.
    종업원들이 나를 작가로 생각해주면 좋겠다.

    술 취해 적은 글을 여과 없이 올리기에는 낯 부끄러운 것도 사실이지만,

    이 것도 나의 모습이고, 용기를 내보고도 싶었고, 추억이 되니까. 블로그에 적어 본다.

    희망

    이 매정한 사람

    한번도 뒤돌아 보지 않는군요.

    갑자기 희망이란 단어가 떠올랐는데 긍정적인 감정이 아닌 부정적인 감정과 함께였다. 희망이란 족쇄에 묶여 발버둥 치는 인생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희망에 대해 다시 적어보려다가 일본어로 적어 보았다.

    키보우와 카나시이노 하나

    일본어는 아는 단어가 몇개 없다보니. 번역하면 희망은 슬픔의 꽃

    희망을 입구로 절망속으로 들어간다.

    여기까지가 희망 타령.

    그 다음은 사랑이다.

    사랑은 바람을 타고 당신에게로

    오늘따라 당신은 내게 눈길 한번 주지 않는군요.

    나를 불행하게 하지 마세요.

    당신의 너그러운 마음 만이

    나를 구제해줄수 있습니다.

    그다음은 철학

    음악을 듣고

    시를 쓰고

    명상에 잠긴다. 

    인간이라면 무릇 그렇게 살아햐 한다.

    감정이란 벗어나려 할수록 더 옥죄어 오는 덫

    어떻게 해야 할까

    불교의 가르침. 예수에 대한 믿음

    그 어느것도 나를 감동시키지 못했다.

    그 다음은 다짐.

    실패를 두려워 하지 말자.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사랑하고 싶다.

    유일한, 영원한, 

    단 한번에 알아 볼수 있는 그런 사람 어디 없나.

    아무리 꾸며도 드러나지 않는

    아무리 감추려 해도 드러나는 것이 있다. 

    글을 보니 상당히 만취한 사람 처럼 보인다. 이제 마무리 하고 가게를 떠나야지.

    9시에는 오마카세 예약이 있다. 

    지금이 오후 6시니까 3시간의 시간이 남았다. 지금 나의 상태로는 휴식을 취하는게 당연했다.

    하지만 숙소를 갔다가 오기에는 경로가 애매했고,

    피아노 선생님에게 줄 과자 선물도 구입해야 했다.

    지금 유일하게 내 레이더 망에 존재하는 여자다. 교제의 가능성이 얼마냐고 묻는다면 생각해 본적이 없다고 말하겠다. 

    그런 현실적인 것들은 생각하고 싶지 않다. 

    보통 여행객들은 집으로 돌아가는 길 공항에서 과자를 많이 산다. 하지만 그런 흔해빠진 선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백화점에서 파는 과자를 구입할 생각이다. 정성이 들어간 그런 과자 말이다.

    처음에는 신주쿠의 이세탄 백화점으로 갔는데 그곳은 고급 양갱을 팔고 있었다. 하지만 뭔가 세련되지 않고 할머니 간식같은 느낌이다.

    전 여행에서 시부야 어딘가에서 고급 과자를 파는 곳이 있었던 것을 기억한다.

    찾아보니 시부야 스크램블 4층쯤에 위치하고 있다. 

    선물은 부담되서는 안된다. 하지만 또 빈약해서도 안된다. 그 애매한 선이 있다. 그녀가 부담 없이 받으면서 특별함을 느꼈으면 좋겠다. 그래서 오히려 포장지에 너무 공을 들인 과자는 피하게 되었고, 본질인 맛이 특별해야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먹어볼수 없으니 난감했느데, 

    시쇼큐 시테모 이이데수까? 라고 요청하면 과자를 시식하게 도와주니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그 중에 버터빵 과자를 샀다. 촉촉한 느낌이 끝맛이 고급스럽고 계속 땡기게 하는 맛이었다. 

    그녀가 만족하기를.

    상상을 해본다. 선물을 건네는 순간.

    수업실에 들어가며

    나 : 곤니찌와.

    선생님 : 갑자기 일본어를 하세요. (웃는다.)

    나 : 휴가때 일본여행을 갔다 왔거든요. 

    과자를 건넨다.

    선생님 : 헉 선물 같은 거 안사오셔도 되는데요.

    나 : 과자일 뿐인데요. 뭐. 그냥 받으세요.

    선생님 : ( 그래.. .그냥 과자 주는 거지, 다른 마음이 있는건 아닐꺼야 부담 갖 지 말자.)

    수업이 끝나고 

    내가 사다준 과자를 사람들과 나눠 먹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본과자를 많이 먹어봤다. 하지만 이 과자는 처음.

    고급스러운 맛에 모두 놀라고 극찬을 한다.

    선생님은 괜히 자신의 일인양 어깨가 으쓱해진다. 

    그냥 과자인줄 알았는데, 섬세한 데가 있으신분인가.. 갑자기 달리 보이기 시작하네.

    이런 망상들~~

    과자를 신중하게 고르다 보니 어느새 오마카세의 예약 시간이 되었다.

    나는 다시 나카메구로로 향했다.


    평점 4.5/5

    평가: 4.5/5

    우츠다 스시는 나카메구로에 위치 하고 있다. 역 상권에서도 한참 들어가 주택가에 위치해 있다. 간판도 없고 시멘트 벽에 나무문 하나가 덜렁 있다. 성수에서 많이 접하던 감성이라 당황하지 않았다. 문은 닫혀 있었고, 인터폰을 누르자 한 젊은 여성이 나와 접객을 하였다.

    7명정도 앉을 수 있는 카운터 형식의 테이블인데, 가격은 한사람당 20만원 정도이다. 나를 포함해 4명의 서양인이다. 예약을 인터넷을 통해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원래 일본의 오마카세는 예약이 일년내내 가득 차기 때문에 외국인들이 접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요새 관광객 특수를 맞아 조금 덜 전문적인 오마카세 가게들이 생긴듯 하다.
    이건 내추측과 직원분의 얘기를 종합해 내린 생각이다. 직원은 손님수와 같은 6명이나 되었다. 6시부터 3타임 손님을 받는듯 하다. 직원중에 한국분이 2명이 있었고, 그 중 한분은 쉐프 보조였는데 그날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보이시한 느낌에 귀여운 여성분이 었는데, 나이는 20대 중반정도 되어 보였다. 일본에서 태어났지만 중,고등학교만 한국에서 지냈다고 한다. 메인쉐프도 어려보여 여자분께 여쭤보니, 30대 초반이라고 한다. 쉐프가 내 얘기를 전해 듣고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는데, 사실 어려보여서 실력에 의심이 생겨 물어본거 였는데, 기분좋게 받아 들여서 다행히다. 

    예약할때도 요리사에 견습생이라고 써있긴 했다. 

    코스는 무려 18개나 되었다. 스시 한점이 코스하나 이긴 하지만 상당히 많은 양이다. 거기다 페이링 15만원을 추가 했는데 술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강력 추천한다. 물론 저렴한 가격은 아니지만 3개의 코스마다 술을 가져다 주시는데, 한잔 따라주신후 병을 내 앞에 놓고 가신다. 필요하면 더 먹어도 된다는 얘기다. 사실상 노미호다이에 가깝다. 페어링 된 술이 너무 저렴하지도 않을테니 적절하게 선별된 술을 맘껏 먹을 수 있다. 

    처음에 먹은 맥주 한잔에 얼큰하게 몸이 달아 올랐다. 여자 한국분과의 담화도 너무 좋았다. 하지만 이런 자극이 받아들이기에 몸이 많이 녹초가 되어있었나 보다.
    숙소를 나와 12시간을 돌아다녔다. 3시간전에 먹은 맥주때문에 속도 더부룩 했다

    갑자기 공황장애가 올 것 같은 증상이 느껴졌다. 숨통을 조여오는 느낌.

    가방에는 다행히 긴급약이 있지만 종업원이 보관함에 넣어 버렸다. 식은땀이 나기 시작했다.

    가끔씩 몸이 피로하면 겪는 상황인데 이럴때는 휴식이 필요하다. 근데 그날따라 대담하게 대처했다.

    와라. 공황아. 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해보자. 무조건 버텨낸다.

    사실 공황상태에서 이런 반응으로 극복하는게 거의 불가능 하다는 것은 공황을 앓아본 사람들은 다 알것이다. 보통 긴급약을 먹어야 하는데 이번에는 이게 통했다. 참 놀라울 따름이다.

    역시 정신력이 문제인가…

    첫 메뉴로는 입가심 고등어가 들어있는 김말이를 썰은 한조각이 나왔다.
    잘 하는 집은 고등어가 안비리다고 하는데 나는 그런곳을 본 적이 없다. 이번에도 역시나 비린맛이 올라와 순간 불편했으나 시큼하게 간을 해서 그나마 맛을 잡은 것 같다.
    오마카세에서 자주 볼수 있는 캐비어를 곁들인 한입거리, 훈연한 스테이크, 훈연한 냄새가 담배냄새랑 너무 흡사해서 좀 거북스러웠다.
    그 다음 가장 맛있었던 된장 깁말이 세번에 나눠 깨물어 먹으면 3가지 맛을 느낄수 있다고 한다.
    우니나 초밥들도 너무 맛있었다. 방어도 좋았는데 같이 나온 해초가 조금 비린맛이 나는 녀석이었다.

    음식마다 어울리는 술이 바꾸어 주셨는데 아리따운 여성분이 바짝 다가와 친절하게 설명해주니 술 맛이 절로 났다.

    그런데 90퍼센트는 못알아 들어서 죄송한 마음이다.

    코스 중반쯤 굴 튀김이 나왔는데 한입 깨물다가 입안에서 빠직 하는 소리가 났다.

    소리가 너무 커서 이빨이 부셔진 줄 알았다. 주변 사람도 들었겠지 했는데, 주위를 둘러보니 평온한게 나만 크게 들렸나 보다.

    혀로 이빨을 더듬어 봤는데 다행이 문제는 없었 보였다. 돌이 든 부분을 빼고 다시 한입 깨무는데

    빠직!

    뭐지… 다시 돌을 빼서 옆 테이블에 놓았다.

    기분좋게 밥먹는데 컴플레인 걸어서 지금까지의 흐름을 망치고 싶지 않았다.

    그냥 먹자. 하고 다시 한입 깨무는데 빠직!

    굴 하나에 3번째이다. 이건 나도 참을 수 가 없었다.

    화를 내지 않고 정중히 말했다.

    직원들은 당황한 건지 주방에 들어가 대화를 하기 시작했다. 아직 미안하다는 말도 못 들었다.

    주방에서는 확인해보니 이런 경우는 극히 드문경우라고 하면 진주 비스무리 한 거라고 설명했다. 축하드린다면 따로 정성스레 포장을 해서 선물로 나에게 주었다.


    예상치 못한 전개였다. 갑자기 행운의 사나이가 된 것이다.

    불만 있는 고객을 잘 조련하는 지혜로운 팀이었다. ㅎㅎ

    뭐 쿨하게 고개를 끄덕인 내가 더 잘한 것 같다.

    그래도 추억이 되겠다 싶었는데, 그날 술에 너무 취해 놓고 오고 만 것이다. 너무 후회가 된다….ㅠㅠ 

    다음날 찾으러 가려 했지만 따로 일정을 빼기도 어려운데다가. 그날 피로와 숙취로 몸을 무겁게 했다.

    마지막으로 오마카세 총평을 하자면 대길!!. 좀 냉정하게 비린 맛을 얘기했는데, 재료가 가진 특수성이지 맛이 떨어진다고 볼 수 는 없을것이다.
    그리고 한국 귀여운 여성 쉐프와 나눈 즐거운 대화 귀여운 일본 여성분이 설명해주는 페어링 된 술,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될 것 같다.

    지친 몸을 이끌고 호텔에서 돌아왔을때 이번 여행 처음으로 만취한채 잠이 들었다. 

  • 이번 여행에서는 도쿄의 맛집을 정복해 보겠다는 야심으로 시작했는데, 여행의 절반이 흘러가는 지금 그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을 느끼고 좌절했다.

    아직 돈까스도 못먹었고, 야끼니꾸도 못 먹었다.
    편의점 음식 까지 생각하면 마치 우주의 무한함을 대하는 인간의 무력감 같은 것이 느껴진다.
    하지만 최악의 순간에도 인류는 희망을 잃지 않지 않은 존재 아닌가?
    포기란 단어는 날려버리자.
    일본여행에서 가장 기대했던 카이센동 부터 시작하는 거다.

    한국에서는 아직 카이센동 만큼은 본토의 그 맛을 따라오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일본에 와야지만 본연의 맛을 재대로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내게는 빠져서는 안될 메뉴이다.

    여행책에서 소개한 츠지한이라는 도쿄역 근처의 카이센동 가게. 구글맨의 댓글을 확인하니 대기시간이 꽤 길다고 한다.
    도착하니 역시나 길게 줄을 선 사람들이 보였다. 그중에 한국분들도 많아서 여기가 일본인지 의심스러웠다. 정확히 1시간 정도 대기를 했는데, 점심 시간을 피해서 간다면 대기 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 같으니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내부에 들어서니 10개 정도의 테이블이 있는 조그만 식당이었다.
    돈도 많이 벌었을텐데 가게좀 확장했으면 좋았을텐데, 작은 가게로 영업을 유지하는게 일본의 특색이라면 특색일 수 있겠다.
    일하는 분이 7명정도인데, 손님반 직원반인 가게이다.
    기다린 만큼 기대감이 부풀어 올랐다.
    밖에서 대기줄에서 미리 주문을 받았기 때문에 패스트푸드 처럼 음식은 금방 나왔다.
    사이드로 땅콩소스가 뿌려진 참치3점이 나왔다. 낯선 비주얼이지에 젓가락질이 망설여 졌다.
    조심스럽게 한입 들어 입어 넣어 보았다.
    고소한 땅콩버터와 신선한 회가 부드럽게 씹힌다.
    초장이나 간장이 아닌 땅콩소스도 이렇게 회랑 잘 어울릴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식욕을 매우 돋구는 훌륭한 에피타이저가 되었다.
    이곳의 카이센동은 특이하게 회를 아주 잘게 썰어서 밥 위에 올려준다.
    처음에는 회의 씹는 맛을 느낄수 없지 않을까 하는 의심이 들었다.
    수저에 한가득 밥과 회를 담아 입안에 쏘옥 넣었다.
    양념된 밥의 짠맛과 산미, 김과 고소한 깨, 작고 균일한 회 조각들이 밥알 사이 사이 침투해가며 입안에서 부드럽게 퍼져 나간다.
    회가 작기 때문에 오히려 밥알의 크기와 더 어울려 버렸다고 해야 하나.

    안성재도 극찬할 맛이다.

    재료의 각각의 맛이 뚜렷히 느껴지다가 부르럽고 조화롭게 섞여 입안에 골구로 퍼지면서 스면든다.

    이 감각이 너무 좋아서 한수저 한수저 퍼먹을때 마다 음미 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바닥을 보이는 빈 그릇을 보게 된다.

    양이 좀 아쉬운데 라는 생각이 들때쯤 여기서 끝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수프 오네가이시마스.

    그릇을 내밀며 점원에게 부탁해보자.
    빈 그릇에 푹고운 도미 국을 담아준다. 밥도 부족하면 더준다.
    국은 아주 진하고 담백해서, 따로 메뉴로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밥과 국. 한국인이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조합이다.

    대기를 하는 음식점이라고 항상 만족스러운 건 아니지만 이 곳은 한시간이 아깝지가 않은 곳이다.

    이 근처를 방문하는 여행객이라면 꼭 가봐야할 음식점이 아닐까 싶다.

    단연코 이번 여행에서 남바완 음식점이었다.

    평정 4.8/5

    평가: 5/5

    너무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행복해~.

    배도 든든히 채웠으니 이제 쇼핑을 갈 시간이다.

    일본의 쇼핑은 시부야로 대표된다고 말할 수 있다.

    오늘은 체력전이 될것 같아 각오를 단단히 하고 나왔다.

    도쿄의 시부야를 탈탈 털어보자.

    전날 구글 지도에 내가 가야할 편집샵을 빽빽히 기록했다.

    촘촘하게 박힌 수많은 포인트들을 보니 걱정부터 된다.

    오늘 다 방문 할 수 있겠지?

    스스로 가학적인 스케줄로 스스로를 괴롭히는 느낌이다.

    필히 어떤 옷을 구매해야 겠다고 정한 것은 아니다.

    많이 보고 입어 보며 경험하는 것만으로도 패션의 능력치라는 게 레벨업이 된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리고 머니는 한정적이니까. 항상 구매는 신중하게 접근하자.

    시착쿠시테모 이이데스까?(옷을 입어봐도 될까요?)

    이 한 문장이면 일본에서의 쇼핑 준비 끝이다.

    시부야 역에서 나와 가장 가까운 bape라는 매장부터 방문하기로 했다.

    밀리터리와 힙합을 적절히 섞은 느낌의 옷이 주류 였다.

    평소에 접하지 못할 스타일의 옷이 많아서 호기심이 생겼다.

    패션인으로서 한 단계 성장하려면 새로운 옷도 구매해 볼 필요가 있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구경하던 중에 그나마 조금 무난해서 출근룩으로도 입을 만한 청 데님 재질의 티와 남방을 시착해보았다.

    옷을 입고 거울에 서보니 제법 좋은 것 같았는데 뭔가 미묘하게 어색한 기분이 들었다.

    정확히 말로 설명하긴 힘들다. 어떤 감각이 있다.

    그래서 옷은 꼭 입어보고 사야 한다. 촥 감기는 느낌이 있다.

    가격대도 한벌에 30만원 씩이다. 이제 막 쇼핑을 시작했는데 옷 2벌에 60만원을 태울 수는 없으니까. 다른 곳도 둘러 보기로 하자.


    그 다음 목적지는 파르코 백화점. 그닥 눈에 들어오는 것 없어 빠르게 패스 했다. 


    그 다음 aape 매장은 베이프의 하위 브랜드인데 조금 더 캐주얼한 느낌이 있었지만 직원들이 뭔가 자기들끼리 노닥거리느라 나에게 신경을 전혀 안쓰는게 불편했다. 손님은 왕이다! 하하. 사실 옷이 그닥 맘에 드는 게 없었다. 

    그 다음 Ships는 가게에 손님이 너무 없었다. 핫하지 않은건가 하는 의심이 들어 바로 나오게 되었다.

    그 다음은 freaks store로 들어갔다. 나름 포멀한 옷들이 많다.

    라운드 박스티가 하나 필요했는데, 마침 맘에 드는 옷 보였다.

    약간 구제 느낌의 남색 데님티셔츠, 오묘하게 광택이 들어가 있어서 너무 평범하지 않아서 좋았다. 목부분은 약간 느슨해 구제 느낌도 난다. 한달이 지나가는 지금도 가장 잘 입는 옷이다.

    이 매장의 평균 가격대는 5만원에서 10만원 정도로 굉장히 리저너블하다. 기쁜 마음으로 3~4벌의 옷을 질러버렸다.

    자자 시간이 없다. 그 다음은 마가렛 매장이다.

    꽃무늬 남방이 보인다. 옷이 부들부들한게 비싸보여서 가격표를 확인하려고 하는데 도저히 보이지가 않는다.

    옷속에 꼭꼭 숨겨둔 명찰을 꺼내 보니, 8만엔이라고 적혀있다.


    적잖이 당황했다. 하필 그때 점원이 말을 걸어왔는데 침착하게 웃어 보이며 부자인척 했다.

    여유 있는 남자의 모습을 잃지 말자. 남자는 자신감이다.

    괜히 이런 곳에 오면 자존심때문에 그냥 나가지 못하고 옷을 하나씩 구입하게 되는 것 같다.
    40만원짜리 스웨터를 하나 구매하고 말았다.
    Calm하고 다크한 느낌의 브라운 스웨터이다.
    브라운 이라는 색상은 약간의 차이많으로도 다양한 분위기를 분위기가 난다.
    이 옷은 고급스러움이 묻어나는 브라운이었다.
    그래서 다음날 부터 일본 여행 내내 이 옷만 입고 다녔다.
    지금은 세탁을 잘못해서 보풀이 많이 생겼다. 스웨터는 웬만하면 세탁하지 마시길…

    그 다음은 프라이틱 스토어 도쿄

    집에서 재활용으로 쓰던 플라스틱 백이 생각나는 가방이다. 그럼에도 가격은 무려 40만원대 정도 한다.

    세상에 별에 별게 다있구나 하는 경험을 하기에는 좋은 곳이다.

    그 다음은 클락스 오리지널

    신발가게이다.
    자신만의 제품이 있는 듯.
    일본와서 느낀 거지만 신발을 굉장히 크게 신는게 유형이가 보다 옆으로 뚱뚱한 형태인데 그 모습이 독특하다. 신발을 사려했지만 다양하게 코디하기에 너무 독특해서 포기.

    이번 여행을 10일이라는 장기간이다 보니 속옷이 좀 모자라서 일본에서 구매하기로 했었다. 마침 켈빈클라인 속옷 전문점이 보여서 들어갔다.

    이곳은 캘빈클라인 라인에서도 속옷만 취급하는 곳이다.

    생각보다 고급스러운 분위기에 경직되어서 두리번 거리고 있었는데 점원이 나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이목구비가 작고 피부가 하얀 여자였다. 몸도 굉장히 외소했는데, 정장을 입고 있었지만 도시 적인 느낌보다 순수하고 목가적인 느낌에 보호해주고 싶다는 느낌을 들게하는 여성이었다.

    미인계를 쓰다니 합리적인 소비를 하기는 글렀다고 생각했다.

    빨리 연애를 해야지 이런 구속에서 벗어날 듯 싶다.

    진열대에서 천천히 제품들을 둘러 보았다. 낯선 여자와 같이 내가 입을 속옷을 같이 고른다는 게 너무 야릇한 기분이었다.

    하필 그녀는 왜 이렇게 친절해서 내 마음을 흔드시는지, 팬티만 구입하려 했는데 다른 상품과 함께 구매를 추천하는 그녀의 바램을 이루어줄수 밖에 없었다.

    여자 앞에서 허세를 부리고 싶은 것이 남자의 마음 아니겠는가?

    결제를 하고 보니 20만원이나 썼다. 영수증에 연락처라도 적어주세요. ㅠㅠ

    그녀와의 아쉬운 시간을 마무리 하고 쿨하게 매장을 나왔다.

    이제 쇼핑은 거의 마무리가 되었고, 하라주쿠로 가다가 건너편에 있는 햄버거 가게 하나가 눈에 띄었다. 여행책에서 본 기억이 있는 곳이었다.

    일본에서 보통 일본의 음식만 접하게 된다. 시간이 촉박하니까. 하지만 일본에서 먹는 미국식, 유럽식 레스토랑의 음식도 상당한 퀄리티를 자랑한다는 글을 보았다..

    이번 기회에 햄버거를 한번 먹어봐야 겠다.

    여행의 묘미는 언제든지 맥주 한캔을 들이킬 수 있다는 것 아닐까?

    1층 테라스의 목 좋은 곳에 혼자 앉아 맥주 한 모금을 시원하게 들이켰다.
    눈 앞에 펼쳐진 이국적인 일본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낭만이라는 비에 흠뻑 젖는 것 같다.

    낭만이란 배를 타고 떠나갈꺼야~

    점점 어두워지는 거리. 하나둘씩 켜지는 거리의 조명들. 차갑고 쓸쓸한 바람이 이제 곧 겨울이 온다고 나에게 말해준다.

    턱을 괴고 멍하니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본다.

    저 사람들도 모두 자기의 인생을 살아가겠지.

    하나 하나 각자의 이야기를 가지고 말이다.

    지나가는 연인을 볼때는 씁쓸하기도 했지만 극복 가능한 외로움은 낭만 같은 거니까.

    햄버거의 맛은 한국에서 먹던 쉑쉑버거 수준이라고 생각하면 딱 맞을 듯 하다.

    조금 다른 부분은 빵을 잘 구워서 바삭하면서도 속을 쫄깃한 느낌이 든다.

    고기는 조금 질긴 부위가 있지만 맛있는 편이다.

    케찹기반 소스여서 내 스타일에도 맞았다.

    평점 3.8/5

    평가: 4/5


    이제 다시 하라주쿠로 가보자. 쇼핑을 너무 열심히 했더니 몸이 많이 지쳐서 발걸음이 무겁다..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이곳이 그 유명한 히라주쿠 거리이다. 3년전 처음 일본을 방문했을때의 하라주쿠와는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특색을 잃어버렸다고 해야 될까? 예전에는 가장 도쿄스럽고 교복을 입은 여학생들이나 독특한 패션의 사람들이 많았었는데,
    지금은 노란색 머리의 외국인만 보인다.

    가볍게 하라주쿠 골목을 걷다가 도큐 플라자 히라주쿠라는 빌딩에 가보았다.
    책이나 유투브에서 추천을 했어 가기로 했다. 외관은 멋졌지만 내부는 종잡을 수 없었다.
    쇼핑몰도 아니고 푸드코트도 아니고, 규모도 생각보다 작았다.
    4층에서 5층의 가든은 전망을 보거나 휴식을 취하기는 좋아 보였지만 특별함은 없었다.

    밤이라 조금 추워지는데도 녹차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 먹었다.

    녹차 아이스크림하면 일본 아닌가? 꼭 하나 정도 먹어주도록 하자.
    큐브 모양의 떡의 식감이 너무 부드럽고 좋았다. 아이스크림도 완전 진했다.
    녹차 아이스크림은 특유의 쓴맛이 나는데 세상에서 가장 매력적인 쓴맛이 아닐까 싶다.

    이렇게 시부야의 여행을 마치고 숙소로 향했다.

    숙소 근처, 지나갈때 마다 긴 줄이 서 있던 모리 라멘야를 찾아갔다. 나도 이번에는 줄을 서서 한번 먹어봐야지.


    숙성 간장 라면과 매운 미소라면이 시그니처 메뉴였다.
    하나 밖에 먹지 못한다. 최선의 선택을 하기위해 두뇌를 풀가동 했다.
    소유라면을 먹어보자!

    식당의 직원들은 전부 20대 초반으로 보였는데,

    이랏샤이마세하고 외치는 목소리가 아주 우렁차고, 직원들 모두가 활기가 넘쳤다.

    대부분의 손님이 서양인인게 조금 특이했다.

    술도 하나 시켰는데 조그만 병에든 사케였다.

    라면은 크게 맛있지는 않았다. 알단테 스타일로 조리한건지 면이 너무 딱딱하게 느껴졌다. 줄을 설정도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소라면을 먹어봤으면 어땠을까 하는 후회가 밀려왔다.
    맛없는 음식을 먹을 시간이 내게는 없다.

    평점 3/5

    평가: 3/5

    늦은 시간
    이제야 호텔에 도착해 숙소에 몸을 뉘었다.
    몸은 지칠대로 지쳐 침대위 축하고 가라 앉는다. 그런데도 희한하게 정신만은 각성되어서 점점 뚜렷해졌다.
    집착과 욕망이 나를 지배하고 있는 기분이랄까.

    나 지금 여행을 잘하고 있는 걸까?

    어느때보다 뚜렷한 목적을 세우고 시작한 여행. 쇼핑과 음식.
    계획 대로 하나하나 체크리스트를 지워가고 있는 데 왜 불안하고 걱정이 되는 거지?

    벌써 여행의 절반이 지났는데, 바쁘던 일상속에서 도망치듯 시작한 여행이 잘 못 되었던 것일까?

    나는 두려워 지기 시작했다. 시간과 돈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그때 마침 유투브에서 허준이가 나왔다. 유재석과의 인터뷰에서.

    열심히 하려는 그 욕심이 모든 것을 망친다는 경험에 우러나온 조언을 시청자에게 건냈다.

    왠지 나에게 하는 말 같았다.

    나는 실패가 두려운 나머지 이번 여행을 치열하게 이어나가고 있는지 모른다.

    깊은 깨달음과 함께 지금이라도 변해야 겠다는 각오가 필요했다.

    실패라는 두 글자에게 나에게 다르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절대 마추지면 안될 범죄자 같은 녀석에서, 평생 함께 해야할 친구로 말이다.

    그래, 내일 부터 실패하자!

    실패를 목적으로 여행을 시작하는 것이다.


  • 아침에 눈을 떳을때 이 곳이 낮선 곳임을, 이 곳이 도쿄이고 아직 여행중이라는 것을 깨닫고 안도감을 느낀다.
    미지의 세계는 아직 설레임으로 가득하다. 밖으로 나가니 푸른 하늘이 끝없이 펼쳐져 있고, 나는 인생을 항해하는 작은 돛단배가 되었다.
    몇 번을 와도 도쿄는 언제나 나를 감성에 젖게 만든다. 같은 장소라는 건 없는지도 모른다. 기온, 습도, 바람의 세기가 똑같은 날이 있을까? 도시에는 새로운 상점이 생기고, 오래된 노포에는 세월이 더 묻는다. 도시도 변화 한다. 지나가는 사람들도 유행을 따라 입는 옷도 변하고, 시대에 따로 생각도 변해간다. 가장 큰 변화는 여행의 주체인 나이다. 오늘은 과거의 어떤 날과도 같지 않다.


    아침에 확인해본 일기예보에서 내일 부터 날씨가 흐려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흐린 날에 오히려 인물 사진을 찍기 좋다는 사진 작가의 말이 떠올랐다. 아쉽게도 홀로여행이기 때문에 도움이 되지는 못했다. 맑은 날씨를 맘껏 즐기기 위해 도심보다 도쿄의 외곽으로 향하기로 했다.
    후지산으로 갔으면 좋았겠지만 하필 여행 당시인 11월이 성수기라고 한다. 예매를 하려 해도 이미 표가 다 매진되었다. 일본도 이때 단풍 시즌이라 3천미터의 거대한 단풍 후지산을 보러 얼마나 많은 사람이 모이겠는가? 준비없이 온 나를 원망해 본다.

    그래도 항상 마음속 2지망은 준비되어 있다. 한번도 가보지 못한 가와고에라는 곳으로 떠나보려고 한다. 인터넷으로 검색한 사진속에는 검고 고즈넉한 옛 건물과 거리들이 마치 교토의 축소판처럼 느껴졌다. 기대에 부푼 마음으로 떠나보자.

    금강산도 식후경이지.
    목적지로 가기 전에 아부라 소바를 먹으로 갔다. 도쿄 곳곳에 위치한 체인점인데 블랙핑크의 제니가 식사 장면을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해 유명해졌다고 줄서 있는 한국사람이 하는 대화를 통해 알게 되었다. 음식계의 라부부인가 싶다. 가게 이름 그대로 해석하면 기름 소바인데, 느끼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오픈런을 했기 때문에 바로 입장 할 수 있었다.(대기줄이 그렇게 길지는 않다.)

    맛은 마제소바와 거의 흡사하다. 매콤하기 때문에 느끼하지 않게 먹을 수 있고, 면 굵기도 두꺼워서 칼국수 같았다. 기름소바라는 이름과 달리 느끼하지 않았지만, 마제소바의 하위호환적인 느낌이다.
    나와 동시에 입장한 남자 손님이 하나 있었는데, 접시에 고개를 박고 거의 5분만에 그릇을 비우고 가버렸다. 삼일은 굶었거나 10분이상 의자에 앉아있으면 전기가 흐르기라도 하나 의심했다. 문뜩 예전에 본 인터넷 글이 떠올랐다.
    일본에서는 혼자 온 손님은 빨리 먹고 가는 것이 가게주인에 대한 예의라고 하는 글이었다. 메이와쿠라고 남에게 피해를 극도로 싫어하는게 일본의 대표적인 문화이다. 엘레베이터에서 내리는 사람이 문의 닫힘버튼을 누르는 나라, 그것이 일본이다.
    나도 그 영향으로 후루룩 후루룩 급하게 한그릇 해치웠다.

    아부라 소바 3.7/5

    평가: 3.5/5


    가와고에까지 신주쿠역에서 기차로 한시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일본에서는 기차를 타는 건 왠지 낭만적인 기분이다. 그리고 나중에는 꼭 기차에서 도시락까지 먹어보는게 내 버킷리스트이다. 가와고에에 도착하니 확실히 도심을 벗어난 어떤 한적함이 묻어 있었다. 블로그를 시작한지 얼마 안되어 사진을 많이 못찍었는데 빨리 스킵해보도록 하겠다.

    낚시하듯 즐기는 운세 뽑기이다. 시주함에 500엔을 넣고 낚시대를 꺼내 사용하면 된다. 낚시대 끝에는 자석이 달려 있어서 물고기 모형에 달린 자석에 닿으면 된다. 생각보다 손맛이 좋아서 인형뽑기처럼 중독이 될 뻔 했다. 그 외에 신사는 굉장히 작아서 따로 구경할 만한 곳은 없었다.

    신사에서 밖으로 나왔다. 원래 오래된 기와집 사진들을 블로그에 올리려 했지만 한국에 도착해서 보니 마음에 드는 사진이 없었다. 50mm렌즈는 아무래도 배경을 찍는데 제한이 높은 편인 것 같다. 교토랑은 비교 할 수 없을 것 같다. 아무래도 그만큼 교토는 넘사벽이다.

    날씨는 정말 좋다. 이럴때는 걷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선선한 바람에 온몸의 더러운 때가 씻겨 나가는 기분이다. 몸이 가벼워지니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가와고에는 장어가 유명하다기에 책에서 본 장어 덮밥 맛집으로 갔다.

    책에서 추천해서 갔지만 맛은 별로였다. 가격은 저렴하지 않았고, 서비스는 그래도 평범했다. 음식은 금방 나왔지만 장어에서 비린맛도 좀 나고 가시도 몇 개 씹혔다. 이번 여행에서 최악의 점수를 받은 식당이다.

    우나기 덴베 3/5

    평가: 3/5


    도쿄에서는 매 끼니 최선을 다해 임해야 한다는 주의이다. 한끼라도 실패하면 돈도 아깝지만 내 소중한 시간에 때문에 속에서 분노가 끓어 오른다. 이미 지나간 일이다 치며 만병의 근원 스트레스를 차단하는 것이 나에게 더 이롭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그렇게 할뿐히다. 그래도 입에서 가시지 않는 비린내는 제거해야 겠다 싶었다. 아까 걷는중에 눈여겨 본 탐스런 소프트 아이스크림 그림이 생각났다. 가와고에는 고구마가 특산품이라 아이스크림도 노랗다. 마치 황금처럼.

    골드와 블랙의 조화. 실패할 수 없는 조합이다. 마치 예술작품을 보는 것 같다. 맛은 어떨까?
    너무나도 익숙한 바밤바 맛이 난다. 하지만 훨씬 고급스럽고 진한맛이었다. 게눈 감추듯 먹어 치워버렸는데 하나 더 사먹으려는 충동을 억눌러야 했다. 배탈이 날 수도 있으니까.

    가와고에서의 여행은 이렇게 끝났다. 숙소로 그냥 들어가면 아쉬우니 이케부쿠로를 들르기로 했다. 도쿄의 5대 번화가중 하나라고 하는데 신주쿠나 시부야에 비해서 현저히 사람이 적었다. 역안에는 부엉이 동상이 있는게 특이하다.

    이곳에 빅카메라 본점이 위치 하고 있다. 딱히 가야 되겠다는 생각은 없었는데 본점이라고 하니 한번 가보기로 했다.
    상호 그대로 카메라만 있는 곳은 아니었다. 돈키호테 처럼 다양한 제품들이 있었다. 구경이라도 한번 해보자는 생각에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다 갑자기 급똥이 매려워 졌다. 급하게 화장실을 찾는데 세상일이 참 쉽지가 않다.
    잘못된 길에 들어서기도 하고 몇 층을 오르락 내리락 하며 화장실을 찾아 전쟁같은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나중에는 뛰었다.
    겨우겨우 변기에 앉았을때는 땀범벅이 되어 있었다. 화장실에서 큰일을 마치고 나오는데 뭔가 허탈하면서 자괴감이 들었다. 여기 뭐하러 들어온거지… 똥싸러 온건가. 괜히 무리해서 온 것 같아. 숙소에 들어갔으면 좋았을 걸. 지금이라도 집에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축 처진 어깨로 에스켈레이터를 다시 타고 내려가기 시작했다. 괜히 아쉬움에 시야에서 나타나고 사라지는 층간을 두리번 거렸다. 사실 아까 허둥되며 돌아다니다가 어떤 여자를 보았는데 자꾸 얼굴이 잊혀지지가 않았다.
    새하얗고 작은 사람인데 볼 위에 주근깨가 귀여운 여자 아이 였다. 혹시 다시 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두리번 거린 것인데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잠옷 코너가 보였고 그래도 이곳까지 왔으니 잠옷이나 하나 사야겠다고 생각했다. (평소에 불면증이 있어 잠옷이 문제인가 고민한 적이 있다)
    까만색, 회색, 칙칙한 잠옷이 걸려있는 진열대를 지나다가 진열장 사이에 우뚝 서있는 그녀를 보고 말았다.
    순간 놀라 그녀의 시야 밖으로 숨었는데, 동작이 컸는지 그녀도 알아차린 것 같은 눈치였다. 다시 그곳을 바라보니 진열장 사이로 움직이는 그녀의 뒷 모습이 보였다. 나를 피해 사라지려는 걸까? 나는 조심히 걸음을 옮겼다.
    그녀를 만나고 싶다는 마음과 만나면 어떡하지 하는 두려움이 공존했다. 양자역학적인 감정에 따라 움직이는 발걸음. 그녀도 그 곳을 떠나지 않았고, 나와 애매한 거리를 두며 의도적으로 걷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3평도 안되는 그 공간속을 우리는 계속 부유했다.

    지금 여기서 갑자기 방향을 틀어 뒤돌아서면 그녀와 마주칠 수 있다. 하지만 용기가 나지 않는다. 용기 없는 나를 자책했다. 자책감이 마치 채찍처럼 내 몸을 휘감는다..
    불연듯 나는 뒤돌아 섰다. 그건 어떤 용기도 계획도 무모함도 아니었다. 무의식에 가까웠다.
    나를 향해 걸어오는 그녀를 마주쳤을때 우리는 서로 잠시 바라 보았다.
    긴 시간은 아니었다. 3초? 하지만 충분한 시간이었다. 또한 부족한 시간이었다.

    충분하다는 것은 그녀의 모습을 확인하고 내 감정을 이해하는 것이었다. 부족하다는 것은 어떤 말을 해야할지 전혀 준비가 안되어 있는 것이다.
    일본어가 서툰 것도 큰 족쇄가 되었다.
    우선 떠오르는 말을 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잠옷을 물어보자.
    나는 내 팔을 자르는 시늉을 하며 반팔 잠옷이 있냐고 물어봤다. 본심과 멀리 떨어진 질문이었지만 오히려 부담되지 않는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했다.

    미찌카이?(짧다는 일본어)

    그녀가 나에게 말했다. 아, 왜 이 단어가 생각이 안났을까? 나는 고개를 여러번 끄덕였다. 그런 내 모습이 귀여웠는지 그녀는 환하게 웃으면 같이 잠옷을 같이 찾아 주겠다며 앞장섰다. 진열대를 뒤적이는 그녀의 뒷 모습을 보는데 너무 귀여웠고, 나를 위해 움직이는 그녀의 팔다리를 보며 생명체의 겅이로움에 감동했다.

    그녀는 노력했지만 진열장에는 미찌카이 잠옷은 없었나 보다. 그러나 나의 그녀는 포기 하지 않았다. 나를 이끌고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창고 같기도 하고 고객센터 같기도 한 장소였다. 그녀는 그 곳의 한 직원에게 내 사정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중간 중간 나를 쳐다보았는데 나는 눈 웃음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다시 돌아온 그녀는 잠시 기다리면 처리가 될 것이니 여기서 기다리라고 했다. 그리고 하얀 미소를 남기고 잠옷 코너로 돌아갔다. 처리가 완료되면 다시 그녀에게 돌아가야지. 그리고 감사의 말과 인스타 아이디를 물어봐야 겠다. 나는 굉장히 들떠 있었다.

    상상속에 초점이 뺏겨 있었던 내 앞에 어떤 여자가 서 있다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 아까 그녀의 말을 듣고 창고에서 잠옷을 찾으로 간 직원이었다. 평범한 사무직 셔츠에 빅카메라 로고가 박힌 남성적인 조끼를 입은 여자. 간단히 말하면 귀여운 여자인데, 자세히 말하자면 떠오르는 적당한 표현이 없다. 특징없는 완벽한 조화라고 해야되는 걸까? 중요한건 방금전의 여자는 내 머리속에서 완전히 사라지고 눈앞의 여자에게 사랑에 빠져버렸다는 것이다. 방금 전 여자의 얼굴을 떠올리니 못생겼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사랑이란게 이렇게 가벼운 것이었나?
    마치 오래된 담배를 쓰레기통에 버리고 주머니에 새담배를 넣듯이 내 기억, 감정들이 그렇게 쉽게 변해 버렸다.

    물론 단어의 선택이 올바르지 않다는 건 알고 있다. 담배를 사랑에 견주다니 무례하다. 지금은 심지어 담배를 끊은지도 1년이 넘었다.

    두번의 감정 모두 진심이라고 말할 수 있다. 두 감정의 여백이 2년의 기간을 두고 있다면 누가 봐도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그저 두 감정의 여백이 지나치게 짧은것이 문제였다.

    만약 내가 어떤 여자와 결혼을 했다. 이 세상에서 내가 가장 행복한 남자라며 그녀의 손을 잡고 식의 마지막 버진로드를 걸으며 퇴장한다. 퇴장하는데 어떤 여자와 눈이 마주쳤다. 누구지? 처음 보는 사람? 그런데 마음을 옥좨여 오는 사랑의 고통에 휩싸여 버린다면 어떡해야 할까?
    이런일이 절대 일어날 수 없다고 나이브하게 살아가야 하는 걸까?

    사람의 매력에는 높고 낮음이 없다. 평등하다는 얘기는 아니고 모두 각각의 매력이 있다는 것이다. 이 말은 보통 위로의 말이 되지만, 어떻게 보면 우리의 매력은 쉽게 우선순위가 변경 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현재의 사랑은 시간에 따라 무뎌질 것이고, 새로운 사랑은 언제나 비중이 높아진다.
    한사람과 변하지 않는 사랑을 하겠다는 건 어떻게 보면 모두 위선 아닐까? 나를 속이고, 사회를 속이고 말이다.

    한국인이세요?

    생각에 잠겨 있던 내게 그립지만 놀라운 말이 귀로 흘러들어 왔다.. 나는 어안이 벙벙해서 눈을 꿈뻑거렸다.

    네 맞습니다.

    안그래도 사랑에 빠진것 같은데 노스텔지어 마케팅까지 겸해지니 이건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하지만 아직도 정신은 혼란스러웠다. 그녀는 잠옷이 없다는 얘기를 나에게 전달 했고,더 이상 서로 더이상 할말은 필요 없었다.

    어려보이세요. 이 근처에 맛집이 있나요?

    등등의 시덥지 않은 대화를 이어나가 보았지만 모두 껍데기 일 뿐이었다.
    그녀는 그저 나를 손님으로만 생각했을 뿐이고, 나의 감정은 이제 나에게 신뢰를 얻지 못했다. 이곳을 떠나는게 정답이라고 생각했다.

    결국 쓸쓸히 빅카메라를 그렇게 떠나갔다.


    봄의 충만함 짤게 왔다 사라지고 겨울의 쓸쓸함만이 남았다.

  • 여행 당시에는 솔직하고 가감없이 나읜 모든 감정을 블로그에 적어 보겠다고 다짐했는데, 여행이 끝나고 한달의 시간이 지나 블로그를 작성하려다 보니 내가 아는 누군가가 이글을 볼수 도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된다. 나는 아직 글이 부족한 것도 맞고 용기가 없는 것도 맞다. 하지만 이 상태면 나는 미래에 아무런 변화도 발전도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용기를 내어야 할 타임이다.


    도쿄는 이번이 총 6번째 방문이다. 이중 4번은 혼자서 방문했다. 사람들은 내게 왜 이렇게 도쿄에 자주 여행하냐고 묻는다.
    설마 숨겨진 여자라도 있니? 솔직히 말해봐라!
    조롱과 장난이 섞여있기도 하고 도쿄의 매력에 대해서 궁금해 하는 사람도 있다..
    왜 나는 매번 도쿄들 다시 찾는 것일까?

    쇼핑과 음식!!


    도쿄는 미슐랭 식당이 가장 많기도 하고 미슐랭에서 선정한 세계 1위의 미식 도시이다. (2위는 프랑스) 일본에서는 줄을 서야 먹을수 있는 맛집 뿐만 아니라 골목의 조용하고 허름한 식당에 가도 언제나 수준 높은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쇼핑도 어마어마 하다. 시부야, 오모테산도, 다이칸야마, 신주쿠 셀수 없이 많은 곳에 다양하고 독특한 편집삽들이 자리 잡고 있다.
    이번 여행에서 나는 원없이 쇼핑과 음식을 즐기겠다고 계획했다.

    하지만 이중에서도 일본 여행을 가장 아름답게 만든는 것은 압도적인 밀도의 사람들이다. 도쿄는 정말 거대 도시이다. 메트로폴리탄이라고 부르는 그곳은 서울의 인구밀도에 익숙한 우리마져도 놀랍게 한다.

    한 나라의 문화를 가장 깊숙히 경험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유명한 역사 유적지를 직접 눈으로 보는 것? 아니면 거대한 자연 경관을 바라보는 것? 아니면 티비에서 보던 랜드마크 앞에서 인증샷을 남기는 것?
    이런 경험은 모두 문화의 일부분만 즐길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 나라의 사람들이야 말로 문화의 축소판이자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나에게 여행에서 가장 큰 즐거움은 현지인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다. 그것도 젊음이 넘치는 사람들. 그들이 패션, 행동, 대화 등을 바라보는 것이 즐겁다. 거기다 타국의 여자와 사랑에 빠지는 망상을…

    서론이 좀 길었는데 본격적으로 도쿄 여행기 2편을 시작해보겠습니다.

    빌스 긴자점

    호주의 브런치로 유명한 곳인데 일본에도 여러 지역에 체인점이 있다. 긴자의 명품 브랜드 까르티에가 있는 건물 최상층에도빌스가 있다. 아침 10시쯤 도착했는데, 대기 손님이 있어 한 시간정도 기다려야 했다. 서양 사람들이 많아서 호텔의 조식 레스토랑 분위기가 느껴졌다. 남자 혼자 디저트 가게에서 기다린다는 건 좀 어색한 일이 분명하다. 돈만 있었다면 기다리는 동안 1층에서 까르티에 시계 구경이라도 하고 싶었다. 까르티에 탱크라는 시계가 내 드림 워치였는데 내 월급 빼고는 모든 물가가 상승했고, 브랜드 제품은 거의 3년 사이에 두배가 상승했다. 점점 멀어져가니 참 서글픈 일이다.
    멍때리며 있다 보니 어느새 한시간이 되었고 내 이름을 불러줬다. 손상? 직원이 안내한 넓직한 테이블에 혼자 덩그러니 앉았다. 나는 빠르게 주문을 했다. 대표 메뉴인 리코타 치즈 팬케이크와 커피를 한잔 시켰다. 밖에는 비가 보슬보슬 내리고 있어. 운치가 느껴지는 아침 식사가 되었다. 식감은 부드럽고 기분좋은 밀가루 냄새가 나는 팬케이크였다. 커피도 진하고 따뜻했다. 시럽도 너무 달지 않고 산뜻한 느낌이 났다. 혼자먹기엔 양도 많았다. 만족스러운 조식이 되었다.

    평점 4/5

    평가: 4/5

    배도 든든히 채웠으니 본격적으로 쇼핑을 시작하기로 했다. 도쿄에 오기전에 자켓을 하나 사야겠다고 계획을 세웠다. 상상속에서 자켓을 입은 내 모습을 그려봤다. 체크 패턴이 새겨진 자켓, 그리고 어깨가 조금 각지고 넓게 되어 있어서 80년대 복고 느낌이 나는 그런 자켓을 상상했다. 특정한 제품을 찾아 놓은 것도 아니다. 어디선가 본듯한 이미지가 머리속에서 섞인 가상의 물건이다. 무장적 상상속의 옷을 찾기 위해 발검음을 바쁘게 움직였다.
    이전에는 유니클로, 탑텐에서 주로 옷을 사던 내가 패션에 눈을 뜬것도 도쿄 덕분이다. 예전의 여행에서 남는 시간 때워보겠다고 도쿄의 백화점에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때 들린 곳이 신주쿠 루미니 매장에 위치한 바버 매장이다. 대님의 거친 면직물이 상남자의 느낌과 옷 표면에 발라진 오일 광택이 가죽 자켓의 느낌을 주기도 한다. 카라는 골덴 처리가 되어 있어 반대로 정숙한 느낌을 주었다. 처음 느껴보는 독특한 느낌의 외투를 사고 한국에서 입고 다녔을때 사람들의 반응이 좋았던게 기억이 났다. 그리고 내가 그 옷을 산 이후, 주변에 바버 스타일의 외투가 많이 보이기 시작했는데 괜히 유행을 선도한 것 같은 허세도 느꼈었다. 그 후 유나이트 애로우에서 산 몸에 촥감기는 코트도 구매했었고, 그때마다 사람들에게 옷이 멋지다는 말을 심심치 않게 듣게 되었다.
    그런 옷이 하나둘 싸이다 보니 제법 옷을 잘입는 사람이 되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선순환이 반복되다 보니 좋은 옷을 구매하는 쇼핑의 재미에 눈을 띄게 된 것 같다..
    그래서 이번 여행은 쇼핑에 큰 비중을 두었다. 하지만 기대가 큰 만큼 마음은 급해지고 성과는 눈에 보이지 않았다. 오늘 하루 돌기로한 시부야와 신주쿠의 이세탄 백화점 등 몇시간을 돌아다녔지만 내 마음을 채우는 그런 옷은 찾을 수 없었다. 다리는 아파오고 무모한 짓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후회가 되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일본 여행중 가장 많이 가던 루미니라는 신주쿠 역에 있는 백화점으로 갔다.
    그 곳 1층에 있는 투모로우 랜드라는 편집샵에서 내가 원하던 코트를 찾고야 말았다. 상상과 거의 90프로는 일치했다. 특히 옷감의 체크 패턴이 말이다. 상상의 물건을 눈 앞에서 맞이하자 전율이 흘렀다. 자켓이 아니라 코트였던게 조금 아쉬웠지만 오버핏 자켓을 사려고 했기때문에 크게 문제는 안 되었다..

    루미니에 5층에는 어반 리서치라는 편집샵도 있는데 이곳은 저렴한 가격대의 옷이 많고 한국인 체형에 잘 맞는 옷들이 많아서 항상 대량 구매를 하게 되는 곳이다.(일본인은 조금 왜소 하기 때문에) 이번에도 가볍게 입을 스웨터 3개를 구매했다.

    긴자의 숙소로 향했다. .주말에는 차없는 거리 이벤트를 하는 긴자. 넓은 도로를 산책하며 걷는 수많은 사람들이 보인다. 장시간 쇼핑으로 소진한 열량을 채우기 위해 식당으로 들어갔다.


    손님은 별로 없는 집이었는데 다양 한 메뉴를 팔고 있었다. 육해공이 모두 존재한다고 해야 할까? 준구난방한 메뉴 목록을 보다보니 전문적인 느낌이 들지 않아 음식의 맛에 대한 걱정이 자연스레 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주문한 음식은 생각보다 너무 만족스러웠다. 식전에 주는 조그만 스프는 미니 삼계탕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진한 닭육수의 계란 푸딩이었다. 부드럽고 진한 육수가 너무 좋았다. 스테이크도 너무 잘 구워져 있었고, 소금과 후추의 간이 예술이다 싶을 정도로 적절했다. 아무런 소스 없이 간이 잘 된 고기를 씹는 것만으로도 황홀감에 휩싸였다. 기름기 많고 부드러운 살치살과 씹는맛이 좋은 엉덩이살이 반반씩 섞여있어 두가지 재미를 모두 느낄 수 있었다.
    상당히 높은 점수를 주고 싶지만 소고기라는 실패할 수 없는 재료 이기 때문에 냉정하게 점수를 줘보겠다.

    평점 3.8 / 5

    평가: 4/5


    저녁은 식사 대신 가볍개 야키토리에 술을 먹기 위해 신주쿠로 갈 생각이다. 휴식을 위해 지친 몸을 숙소에 눕히고 잠에 들었다.

    어느새 저녁이 되었고, 신주쿠로 향했다. 신주쿠는 언제나 사람도 많고 붐비었다. 오모이데요코초 같은 좁은 골목의 선술집부터 가부키초같은 번화가, 골든가이 등 상당히 넓은 지역이 모두 번화가 이다. 한국의 번화가도 이렇게 넓은 곳은 없다. 하지만 번화가에서 혼자 술을 먹는 건 힘들다. 사람이 붐비는 가게에 민폐를 끼칠까봐 눈치가 보인다. 결국 한참을 돌아다니다가 사람이 없어 보이는 가게에 들어갔다.

    들어가보니 인도사람으로 보이는 가게 주인과 인도 직원들이 보였다. 왠지 일본 느낌이 나지 않는달까. 번화한 신주쿠에서 비어있는 가게를 들어간다는 건 어느 정도 위험부담을 가져아한다. 손님이 없는 이유는 있을테니까? 거기다 4개의 테이블에 손님이 있었는데 모두 한국인이 었다. 잠시 한국에 있는 것 같았다.

    생각보다는 맛이 나쁘지 않았다. 닭꼬치. 서비스 오뎅도 나쁘지 않았고 술도 와인, 사케, 맥주등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와인이 한잔 먹고 싶었는데 너무 좋았다. 식당에는 작은 식탁이 있어 혼자 온 손님이 오기에 좋은 곳이다. 하지만 흡연이 가능해서 비흡연자에게는 추천하지 않는다.

    평가: 3.5/5

    평점 3.2/5


    얼큰하게 취했다. 좀더 술을 먹고 싶다는 아쉬움이 들지만 이제 여행의 시작이다. 또 다시 떠오르는 태양을 위해 오늘은 이정도 마무리 하기로 하자.

  • 각오를 하고 블로그를 작성하기로 했고, 바쁜 일과를 보내는 중에 짬을 내어 한시간 동안 작성한 글이 저장이 안되어서 몽땅 다 날아가 버렸다.
    원고지를 불에 태워도 1분은 타들어 갈텐데, 디지털 세계에서는 클릭 한번의 실수로 모든 것이 사라졌다.
    분노와 억울함이 복받쳐 오르고 모든걸 포기하고 싶었다. 아무일도 없던것 처럼 블로그를 시작해보겠다는 나의 몽니가 무색하게 만들고 싶었다.
    그렇게 10분을 가만히 앉아 있어나 보다. 의자에서 엉덩이를 떼면 다시는 이곳으로 돌아오지 못할 것 같았다.
    차분히 눈을 감고 잔잔한 호수를 떠올렸다.
    다시 시작해보자. 화이팅! 스타또!


    공항이란 장소는 사막같이 건조해진 내 감정에서 유일하게 남은 설렘의 장소가 아닐까 싶다. 보통 사람들은 시간을 아끼기 위해 이른 시간 부터 저가항공을 타고 일본으로 출발 하지만 나는 여행이 공항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여유있게 공항에서 밥도 먹고 면세점 구경도 하는게 여행의 즐거움에서 포기할 수 없는 조건이다. 그래서 오후 3시의 늦은 비행기표를 예매했고, 차를 타고 여유있게 인천공항으로 드라이브를 했다.
    나는 보통 터미널 2를 이용한다. 대한항공과 진에어가 이곳을 사용한다. 터미널 1보다 이용객이 혼잡하지 않아 서두를 필요도 없고, 주차장도 널럴하다. 긴 여행기간동안 주차한 곳을 잊어 먹는 대참사를 막기 위해 항상 주차구역 사진을 찍어 놓는다. 터미널 2의 단점은 주차장과 공항이 멀어 버스를 반드시 이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항에서의 식사는 항상 바가지를 쓸 각오로 임해야 한다. 하지만 긴 여행시간 동안 한국음식이 그리울 수 있으니 꼭 챙겨먹는 편이다. 부대찌개 정식을 주문했고, 가격은 18,000원이었다. 맛은 기대 이상이었다. 국물도 얼큰하고 안에 들은 햄들도 식감이 탱탱해서 씹는 맛이 좋았다. 뚝배기 바닥에는 가느다란 당면도 있어서 젓가락으로 가득 들어 밥에 비벼 먹으니 진한게 한국의 맛이 입안을 가득 채웠다. 이 정도면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안들었다. 공항의 음식 수준이 이렇게 높아지다니 혹시 터미널2를 현대백화점 처럼 프리미엄 공항으로 내세울려는 건 아닐까?

    탑승수속을 마치고 2시간의 비행 시간동안 테블릿을 꺼내 열심히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이번 여행부터 블로그를 작성하겠다고 다짐하기도 했고, 그 동안 글쓰는 것에 전념하지 못한 부채감도 컸다. 오랜만이어여서 그랬을까? 아니면 그동안 마음속에 응어리진 하고 싶은 말이 많아서였을까? 쉬지 않고 키보드를 두드렸고, 내내 생쾌한 기분이 들었다. 착륙방송이 기내에 울려퍼지고 나서야 비행시간 내내 쉬지 않고 글을 적었다는 것을 인지했다.

    난 항상 자판기의 음료수를 뽑는것 부터 일본여행을 시작한다. 일본에는 이런 작은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상품들이 다양하다. 편의점, 드러그스토어, 자판기. 작은 것 하나 대충인게 없는 나라이다. 매번 새로운 음료수를 사먹는데, 이 말차 음료는 뚜껑을 따는 순간 내부에 분리되있던 말차가루가 풀어지면 물과 섞인다. 독특한 기믹이 재미도 주었고, 트렌드한 느낌도 받을 수 있었다.

    요새 일본을 찾는 관광객이 많아 관광공해를 앓고 있는 일본. 그 호황을 틈타 호텔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30만원을 주고 5평 호텔에 짐을 풀때면 알 수 없는 모욕감에 불쾌해지지만 이번 여행동안 쌓을 추억을 위해 참아보자.

    늦은 밤 도착하니 긴자의 거리는 한산하고 문을 다는 가게들이 눈에 띄었다. 비행기에서 봐둔 음식점을 향해 급하게 서둘렀다.

    호텔에 와서 이번에 새로산 소니 50mm렌즈로 거울샷을 한번 찍어 보자.

    저장 잊지 말고,!!


    이번 여행도 언제나 처럼 혼자이다. 연애를 해본게 언제인지 까마득하다. 그렇다고 내 여행이 측은하거나 고독한 여행은 아니다. 나는 혼자하는 여행을 좋아한다. 혼자서 무언가를 할때 사람들은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경우가 있는 방면 선망과 부러움을 갖는 경우도 많이 봤다. 혼자 여행을 기회가 없어서라던지 두려움 때문이 라던지 시도도 못하는 사람도 많고 애초에 취향이 아니라는 사람도 있다.
    혼자하는 여행은 호불호가 분명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외로움만 증폭되는 경험일 수도 있다.
    어떤 사람에게 혼자하는 여행이 찰떡일가?
    혼자서 산책을 하면 사색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나는 적극 추천하고 싶다. 작고 소소한 성취를 경험하고 싶은 사람에게도 추천한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배려가 많은 사람도. 혹시 착각할 수 있는게 혼자있는 것을 좋아하는 I 성향이라고 해서 혼자 여행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뭐 적성에 맞지 않더라도 한번 쯤은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자신을 돌아볼수 있는 정말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 할말이 더 많아서 이곳에 담기는 아쉬우니 추후에 따로 글을 적어 봐야 겠다.

  • 시작이 반이라는 말도 있지만, 무엇을 시작한다는 말은 그리 가볍게 내 뱉을 만한 단어는 아니다.

    무엇이든 새롭게 시작한다는 것은 낯설음과 익숙하지 않음과 내가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한 두려움의 벽을 넘어야 하는 고난한 작업이 되기 마련이니까.

    난생 처음 워드프레스라는 플랫폼을 사용하게 되었는데

    사용법을 몰라한참을 뚝딱거렸다.

    왼쪽에 카테고리 바를 놓겠다고 고집을 부리며 한시간을 아웅다웅되는 스스로를 보니 괜히 또 내 자신을 괴롭히는 건 아닐까 싶다.

    한참을 사용을 안해서 골동품 처럼 ]키보드는 녹이 쓴 것 처럼 삐걱거리고,

    누가 보기나 할까 하는 음지의 블로그를 작성하겠다는 부푼 꿈은 파도 파의 모래성처럼 나약하기 짝이 없다.

    모든걸 내려 놓고, 글을 쓴다는 것 자체가 나에게 어떤 성찰과 성장의 밑거름이 될수 있다고 생각하며 한 발자국 나아가 본다.

    블로그의 주제는 아무래도 여행이다.

    여기서 자세한 설명을 하기엔 너무 무거워 질 것 같아 간단히 적어 보자면, 여행은 나에게는 꽤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인생이란 무엇인가? 삶이란 무엇인가? 나는 어느 곳을 향해 흐르고 있는가? 이런 철학적 질문들의 깊은 숲속에서 어떤 길잡이 조차 없는 인생에 여행을 내 인생의 나침반으로 정했다. 물론 사람의 가치관이나 사고는 언제든 변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여행이 내 인생의 나침반이 되어 주고 있다.

    그래서 블로그에서 내 여행을 주제로 글을 작성할 생각이다.

    올해 초부터 작문 실력을 늘리기 위해 매일 글쓰기 캠페인을 벌인 적이 있다. 6개월동안 100개의 글을 적으며 조촐하게 마무리 되었는데, 그때의 노력이 이 블로그에 깃들어 지기를 간절히 바래 본다. 그리고 이 블로그가 글쓰기 켐페인의 연장선이 되어주는 것도 내 목표이다..

    만약 귀중한 시간을 내어 이 글을 읽어주는 분이 계시다면 심심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