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호텔에서 정해짐 룸 클리닝 day 이다..
몰리는 관광객에 도쿄의 호텔들이 콧대가 많이 높아져서 일주일에 한번만 청소를 해주는 걸까?
방을 비워줘야 하니 오늘은 이른 시간부터 여행을 시작했다.
오전 8시. 이 시간에 여는 가게가 있을까 싶었지만 킷사텐 몇 곳이 영업하는 것을 구글맵에서 확인 했다. 숙소에서 가장 가까운 곳으로 정했고 조식을 먹는 생각으로 커피와 토스트를 먹어야 겠다.
건물 외관 부터 지브리 만화에나 나올 법한 모습에 내부는 고풍스러운 느낌으로 가득해 마치 중세 유럽으로 시간여행을 하는 기분이 들었다.



기본 메뉴인 토스트와 카페라떼 세트를 주문했다.
식빵은 아주 두툼했다. 바삭한 맛은 있었지만 조금 마르고 거친 느낌이라 입천장이 까질까봐 조심히 베어 물었다.
커피는 조금 독특하게 서빙해 주었는데 점원이 두개의 주전자를 양손에 들고 오더니 커피잔에 따르기 시작했다.
한 곳에는 커피, 한 곳에는 우유가 들어가 있다.
주전자는 점점 높게 올라가고, 아슬아슬 할 정도로 긴 물줄기가 컵안으로 폭포처럼 떨어졌다. (중국에서 차를 따라주는 묘기같았다.)
우유와 커피는 조그만 컵속에서 소용돌이치며 섞이고, 푹신한 거품이 솟아 올랐다.
점원이 역시 전문가인게 조그만 컵이 넘치지 않게 커피를 따라 주었다. 주변에 물 한방울 튀지 않았다.


이곳은 커피의 맛이 특별하기 보다는 귀족이 된 것만 같은 가게의 인테리어, 커피를 따라주는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재미를 즐 길 수 있는 곳이다. 대기 시간은 1시간정도는 예상해야 한다. 킷사텐은 테이블 회전이 느리기 때문이다.
평점 3.5
오늘은 기즈요치라는 지역에 갈 생각이다. 도쿄 외곽 지역인데 일반적인 여행지는 아니다.
나는 왜 이곳을 가게 되었는가?
도쿄를 수 없이 방문한 나, 하지만 매번 나폴리탄이라는 음식을 먹어 보지 못했다.
먹어야 할 음식들이 넘쳐나니 우선순위에서 항상 밀린 것이다. 떠나는 비행기에서 항상 다음 여행에서는 꼭 먹어야지라고 다짐한게 3번은 넘는다.
이번 7박8일의 긴 여행 시간에도 못 먹는다면 평생 먹을일이 없을 지도 모른다. 그래서 각오를 다짐한 메뉴이다.
나폴리탄은 케찹으로 만든 스파게티이다. 이탈리아 사람들이 본다면 대노할 음식이지만 오래된 일본의 서민 음식중 하나이고, 나는 케찹으로 만든 요리가 내는 특유의 싼마이 불량식품 맛을 좋아하기 때문에 기대가 된다.
구글로 검색하면 도쿄에 생각보다 나폴리탄 전문 음식점은 거의 없다 시피 했다. 그래도 첫 경험이니 괜찮은 음식점을 선택하는게 좋을 것 같은데 그렇게 흘러 흘러 도쿄 외곽의 기즈요치까지 닿게 된 것이다.
긴자에서 1시간 정도 전철을 타고 가야하는데, 고독한 미식가에 나온 가게라고 하니 특별한 경험이 될 것 같다.
어느덧 기즈요치 역앞에 도착했다.
역 앞에는 바로 재래 시장도 있고, 생각보다 유동인구가 많아서 도심을 벗어났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역시 일본에는 사람이 많다.
식당으로 가는 길을 찾는데 역 앞에서 유치원생 무리들이 전단지를 나눠주고 있었다. 귀여워서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다가
불쑥 전단지를 든 작은 손이 네게도 종이 한장을 들려 주었다.
한국에서는 전단지 피해다니기 바쁜데 어린 아이에게 벌써부터 세상의 냉정함을 경험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전단지를 들고 천천히 읽어 보았다. 일본어는 아직 미숙하기 때문에 영어로 큼지막하게 쓰인 프리마켓 글자만 눈에 확 들어왔다.
시장에서 바자회라도 열리는 걸까? 뉴욕의 브루클린의 플리마켓 처럼 말이다.
값싸게 중고 물품이나 독특한 물건들을 구경할 수 있고, 운 좋으면 귀한 골동품을 살수 있을지도 모른다.
전단지의 조그많게 그려진 지도와 구글지도를 번걸아 비교해 보며 목적지로 향했다.
도착해 보니 시장이 아니라 규모가 제법큰 고층 빌딩 안에 2층에 위치하고 있었다. 보통 넓은 광장에서 열리지 않나? 조금 이상하다 싶었다.
엘레베이터 문이 열리고 눈 앞에 펼쳐진 광경에 당황해 식은 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이 곳은 유치원이었다. 바자회가 아니었다.
선생님으로 보이는 남자가 나에게 정중히 인사를 했다.
나도 어떨결에 인사를 해버렸고, 다시 되돌아가기에는 타이밍을 잃어 버렸다.
돌처럼 굳어서 아무것도 못하고 있던 나를, 순간 남자 아이 하나가 내 손을 덥석 잡더니 나를 끌고 가기 시작했다.
아주 박력이 넘치는 아이였다.
그 손을 뿌리칠수가 없었는데 아이에게 실망감을 줄 수 없기 때문이다.
나는 어떤 저항도 하지 못한채 아이를 따라 방으로 들어갔다.
그 곳에는 또 다른 남자 아이가 책상에 앉아 카운터 처럼 꾸며 놓았고, 돈을 지불하고 자신들이 만든 게임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 같았다.
아이들이 내게 설명을 해주기 시작했는데,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다. 일본어를 그렇게 열심히 공부했는데 아이가 하는 말도 하나 못알아 듯다니… 쯧쯧.
더 이상 정체를 숨기면 아이들도 곤란해 질 것 같았다.
와따시아 간코쿠진 데스.
에~?
그 아이의 표정을 잊을 수가 없다. 방금전까지 파워 E의 친화력을 보인 아이가 갑자기 주위를 두리번 거리리더니 나를 투명인간 취급하며 주위를 배회하기 시작했다.
나는 기회다 싶어. 조용히 그 방을 나왔다.
현지 사람들과 어울리는 여행을 항상 꿈꿔왔는데 이렇게 급작스럽게 만들어질줄은 몰랐다.
10분만 더 있다 가면 자연스러울 것 같아 유치원을 좀 둘러보는데 카페처럼 보이는 곳이 있었다.
좋아 이곳에서 간단히 커피 먹고 사라지면 자연스러울 것 같다.





학교 책상을 4개씩 모아 테이블을 만들고 한쪽에는 카운터처럼 책상을 길게 늘여 놓았다.
칠판에 적어 놓은 메뉴가 이해가 잘 안된다. 10개도 넘어 보이는데 커피는 안보인다.
일본어를 모르니 영어가 적혀있는 셋트 A를 시키게 되었다.
150엔.
아이가 판다고 싸진 않구나. 허허. 어린나이 부터 경제교육을 철저히 받는 것인가?
주문을 하고 테이블에 앉아 있었는데 한참이 지나도 메뉴가 나올 생각을 안했다.
카운터를 보니 주문을 받은 아이들은 자신의 본분을 잊고 서로 장난치면서 뛰어다니고 있었다.
이곳은 스타벅스가 아니다. 컴플레인도 걸 수 가 없다.
다시 카운터로 돌아가서 내가 주문한 메뉴를 제발 만들어 달라고 사정했다. ㅎㅎ
그제서야 쿠키와 커피를 가져다 주었다.
쿠키는 만들다만 찰흙처럼 뭉개져 있었는데, 아이들이 직접 만든 것 같았다.
이제 얼른 먹고 가자.
하지만 돈 냄새를 맡았는지 갑자기 두 아이가 내 테이블로 다가왔다.
한 아이는 목에 바구니를 메고 있었고, 한 아이는 옆에서 나에게 말을 하기 시작했다.
설마 앵벌이같은 건 아니겠지.
바구니에 든걸 사먹어라. !!
대충 이런 느낌인 것 같다.
거역할 수 없는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미소. 지배의 악마 같다.
그래봤자 몇천원인데…. 기분좋은 마음으로 먹어보자.
세쯔메이 시테 구다시이.
뭔지는 알고 먹읍시다.!!
아이들이라 친절히 설명해 줬다. 아쉬운건 나의 청해 실력.
바구니에 꺼내져 내 접시위에 올라간 물건은 고구마였다. 꿀에 절여진.
맛탕이다.
맛은 생각보다 좋았다. 녀석들 커서 흑백요리사가 될 재능이 있는데.
커피를 다 먹어서(작은 종이컵정도 였다.) 목이 메이며 꾸역꾸역 먹고 있는데, 저 멀리서 또 다른 아이가 바구니를 메고 카페 테이블을 돌고 있는게 보였다.
이 곳에 더이상 있다간 지갑이 탈탈 털리겠다.
그리고 원래 목적인 나폴리탄도 먹어야 하니 더 이상 배를 채워서는 안된다.
서둘러 남은 음식을 처리하고 엘레베이터 입구에서 아이들과 손을 흔들며 작별 인사를 했다.
이제 원래 목적지인 나폴리탄 가게로 가보자. 가게는 외관나 내부 인테리어 모두 오래된 노포의 느낌이 나서 낭만에 취하기에 더할나위 없었다.
내가 첫 손님이다.
나폴리탄과 햄버그가 세트 이지만 나는 이미 유치원에서 이것저것 군것질을 해서 배가 부르니 나폴리탄만 시켰다.
리뷰와 달리 음식은 금방 나왔다.








먹음직스러운 음식. 와인도 한잔 시켰는데 가득 담아줘서 시골 인심이 느껴졌다.
나폴리탄은 내가 상상한 맛과 비슷했다. 케찹맛에 알수없는 감칠맛.
인스턴스 음식 같지만 원래 이런 음식이 입에 촥촥 감기니까.
집에서도 충분히 만들 수 있을 것 같아 나중에 요리해봐야 겠다고 생각했다.
식사를 하는 동안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이나 가족 단위의 손님이 한팀 두팀 들어 왔는데 모두 동네 친구인듯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일본 드라마를 보는 것 같았다.
이런게 노포의 맛이지
평점 4/5

배가 너무 불러서 소화가 되도록 근처 공원을 산책했다.
이제 다이칸 야마를 향해 다시 도쿄로 돌아가자.
오늘 쇼핑은 안할려고 했는데, 특색있는 가게의 인테리어를 보니 그냥 지나치는게 더 힘들었다.






사진을 보니 몸이 조금만 더 슬림해 지면 좋을 것 같다.
괜찮아 보이는 옷들은 사진을 찍어두고, 나중에도 생각이 난다면 이 곳에 다시와서 구매해 봐야 겠다고 생각했다.
다이칸야마에서 가장 유명한 티싸이트로 이동하자.










이 곳은 책 뿐만 아니라 다양한 잡화를 판매하고 있다. 이것 저것 다양하게 구경할 수 있어서 전시관을 관람하는 기분이 들었다.
티싸이트 2층에 올라가 걷고 있는데 음식 냄새가 났다. 2층은 음식과 차, 그리고 독서를 하는 공간이다. 밥먹은 지 얼마 안되었는데 왠지 배가 고픈 것 같다.
피씨방에서 누가 라면 먹으면 배고프듯이 말이다.
메뉴만 그냥 구경하자 하면서 보고 있는데 남자 점원이 나에게 와서 말을 걸었다.
친절하게 설명과 메뉴 추천을 해준다. 그 친절함에 커피 하나를 주문하게 되었다.
펌핀커피. 호박맛이라는 건데 낯선 메뉴이다 보니 내심 기대가 되었다.
설탕의 단맛이 아닌 호박의 풍미 있는 단맛과 걸죽한 커피가 색다르다. 마치 미숫가루와 커피를 섞어 놓은 것 같다.






브루클링 맥주 시음하는 곳으로 가보자.
다이칸야마에서의 마지막 코스. 뭐 별 기대는 없었는데, 맥주나 먹고 쉬려고 갔는데, 가게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직원 들도 어리고 모두 영어로 응대하다 보니 여기가 일본이 아니고 뉴욕의 어느 세련된 맥주집이 아닌가 싶었다.






평점 4/5
메뉴는 시음 코스가 메인인데 보통 6개의 다양한 맥주를 준비해 준다.
나는 딱히 수제 맥주의 맛을 뚜렷하게 구별할 정도로 맥주에 대한 지식은 없었다.
약간 타서 나온 피쉬앤칩스도 본토의 그것보다 맛이 좋았다.(워낙 영국음식이 맛이 없다.)
이 날 왠지 모르게 가장 여유롭고 감정에 젖었던 것 같다.
세상이 아름답고 낭만적으로 보인다.
감정에 취하다보니 테블릿 키보드를 두드리기 보단 종이와 펜을 꺼내 무언가를 적고 싶었다.
미리 챙겨둔 호텔 메모지와 볼펜을 가방에서 꺼냈다.
그리고 끄적끄적.
종업원들이 나를 작가로 생각해주면 좋겠다.
술 취해 적은 글을 여과 없이 올리기에는 낯 부끄러운 것도 사실이지만,
이 것도 나의 모습이고, 용기를 내보고도 싶었고, 추억이 되니까. 블로그에 적어 본다.
희망
이 매정한 사람
한번도 뒤돌아 보지 않는군요.
갑자기 희망이란 단어가 떠올랐는데 긍정적인 감정이 아닌 부정적인 감정과 함께였다. 희망이란 족쇄에 묶여 발버둥 치는 인생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희망에 대해 다시 적어보려다가 일본어로 적어 보았다.
키보우와 카나시이노 하나
일본어는 아는 단어가 몇개 없다보니. 번역하면 희망은 슬픔의 꽃
희망을 입구로 절망속으로 들어간다.
여기까지가 희망 타령.
그 다음은 사랑이다.
사랑은 바람을 타고 당신에게로
오늘따라 당신은 내게 눈길 한번 주지 않는군요.
나를 불행하게 하지 마세요.
당신의 너그러운 마음 만이
나를 구제해줄수 있습니다.
그다음은 철학
음악을 듣고
시를 쓰고
명상에 잠긴다.
인간이라면 무릇 그렇게 살아햐 한다.
감정이란 벗어나려 할수록 더 옥죄어 오는 덫
어떻게 해야 할까
불교의 가르침. 예수에 대한 믿음
그 어느것도 나를 감동시키지 못했다.
그 다음은 다짐.
실패를 두려워 하지 말자.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사랑하고 싶다.
유일한, 영원한,
단 한번에 알아 볼수 있는 그런 사람 어디 없나.
아무리 꾸며도 드러나지 않는
아무리 감추려 해도 드러나는 것이 있다.
글을 보니 상당히 만취한 사람 처럼 보인다. 이제 마무리 하고 가게를 떠나야지.
9시에는 오마카세 예약이 있다.
지금이 오후 6시니까 3시간의 시간이 남았다. 지금 나의 상태로는 휴식을 취하는게 당연했다.
하지만 숙소를 갔다가 오기에는 경로가 애매했고,
피아노 선생님에게 줄 과자 선물도 구입해야 했다.
지금 유일하게 내 레이더 망에 존재하는 여자다. 교제의 가능성이 얼마냐고 묻는다면 생각해 본적이 없다고 말하겠다.
그런 현실적인 것들은 생각하고 싶지 않다.
보통 여행객들은 집으로 돌아가는 길 공항에서 과자를 많이 산다. 하지만 그런 흔해빠진 선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백화점에서 파는 과자를 구입할 생각이다. 정성이 들어간 그런 과자 말이다.
처음에는 신주쿠의 이세탄 백화점으로 갔는데 그곳은 고급 양갱을 팔고 있었다. 하지만 뭔가 세련되지 않고 할머니 간식같은 느낌이다.
전 여행에서 시부야 어딘가에서 고급 과자를 파는 곳이 있었던 것을 기억한다.
찾아보니 시부야 스크램블 4층쯤에 위치하고 있다.
선물은 부담되서는 안된다. 하지만 또 빈약해서도 안된다. 그 애매한 선이 있다. 그녀가 부담 없이 받으면서 특별함을 느꼈으면 좋겠다. 그래서 오히려 포장지에 너무 공을 들인 과자는 피하게 되었고, 본질인 맛이 특별해야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먹어볼수 없으니 난감했느데,
시쇼큐 시테모 이이데수까? 라고 요청하면 과자를 시식하게 도와주니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그 중에 버터빵 과자를 샀다. 촉촉한 느낌이 끝맛이 고급스럽고 계속 땡기게 하는 맛이었다.
그녀가 만족하기를.
상상을 해본다. 선물을 건네는 순간.
수업실에 들어가며
나 : 곤니찌와.
선생님 : 갑자기 일본어를 하세요. (웃는다.)
나 : 휴가때 일본여행을 갔다 왔거든요.
과자를 건넨다.
선생님 : 헉 선물 같은 거 안사오셔도 되는데요.
나 : 과자일 뿐인데요. 뭐. 그냥 받으세요.
선생님 : ( 그래.. .그냥 과자 주는 거지, 다른 마음이 있는건 아닐꺼야 부담 갖 지 말자.)
수업이 끝나고
내가 사다준 과자를 사람들과 나눠 먹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본과자를 많이 먹어봤다. 하지만 이 과자는 처음.
고급스러운 맛에 모두 놀라고 극찬을 한다.
선생님은 괜히 자신의 일인양 어깨가 으쓱해진다.
그냥 과자인줄 알았는데, 섬세한 데가 있으신분인가.. 갑자기 달리 보이기 시작하네.
이런 망상들~~
과자를 신중하게 고르다 보니 어느새 오마카세의 예약 시간이 되었다.
나는 다시 나카메구로로 향했다.
































평점 4.5/5
우츠다 스시는 나카메구로에 위치 하고 있다. 역 상권에서도 한참 들어가 주택가에 위치해 있다. 간판도 없고 시멘트 벽에 나무문 하나가 덜렁 있다. 성수에서 많이 접하던 감성이라 당황하지 않았다. 문은 닫혀 있었고, 인터폰을 누르자 한 젊은 여성이 나와 접객을 하였다.
7명정도 앉을 수 있는 카운터 형식의 테이블인데, 가격은 한사람당 20만원 정도이다. 나를 포함해 4명의 서양인이다. 예약을 인터넷을 통해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원래 일본의 오마카세는 예약이 일년내내 가득 차기 때문에 외국인들이 접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요새 관광객 특수를 맞아 조금 덜 전문적인 오마카세 가게들이 생긴듯 하다.
이건 내추측과 직원분의 얘기를 종합해 내린 생각이다. 직원은 손님수와 같은 6명이나 되었다. 6시부터 3타임 손님을 받는듯 하다. 직원중에 한국분이 2명이 있었고, 그 중 한분은 쉐프 보조였는데 그날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보이시한 느낌에 귀여운 여성분이 었는데, 나이는 20대 중반정도 되어 보였다. 일본에서 태어났지만 중,고등학교만 한국에서 지냈다고 한다. 메인쉐프도 어려보여 여자분께 여쭤보니, 30대 초반이라고 한다. 쉐프가 내 얘기를 전해 듣고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는데, 사실 어려보여서 실력에 의심이 생겨 물어본거 였는데, 기분좋게 받아 들여서 다행히다.
예약할때도 요리사에 견습생이라고 써있긴 했다.
코스는 무려 18개나 되었다. 스시 한점이 코스하나 이긴 하지만 상당히 많은 양이다. 거기다 페이링 15만원을 추가 했는데 술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강력 추천한다. 물론 저렴한 가격은 아니지만 3개의 코스마다 술을 가져다 주시는데, 한잔 따라주신후 병을 내 앞에 놓고 가신다. 필요하면 더 먹어도 된다는 얘기다. 사실상 노미호다이에 가깝다. 페어링 된 술이 너무 저렴하지도 않을테니 적절하게 선별된 술을 맘껏 먹을 수 있다.
처음에 먹은 맥주 한잔에 얼큰하게 몸이 달아 올랐다. 여자 한국분과의 담화도 너무 좋았다. 하지만 이런 자극이 받아들이기에 몸이 많이 녹초가 되어있었나 보다.
숙소를 나와 12시간을 돌아다녔다. 3시간전에 먹은 맥주때문에 속도 더부룩 했다
갑자기 공황장애가 올 것 같은 증상이 느껴졌다. 숨통을 조여오는 느낌.
가방에는 다행히 긴급약이 있지만 종업원이 보관함에 넣어 버렸다. 식은땀이 나기 시작했다.
가끔씩 몸이 피로하면 겪는 상황인데 이럴때는 휴식이 필요하다. 근데 그날따라 대담하게 대처했다.
와라. 공황아. 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해보자. 무조건 버텨낸다.
사실 공황상태에서 이런 반응으로 극복하는게 거의 불가능 하다는 것은 공황을 앓아본 사람들은 다 알것이다. 보통 긴급약을 먹어야 하는데 이번에는 이게 통했다. 참 놀라울 따름이다.
역시 정신력이 문제인가…
첫 메뉴로는 입가심 고등어가 들어있는 김말이를 썰은 한조각이 나왔다.
잘 하는 집은 고등어가 안비리다고 하는데 나는 그런곳을 본 적이 없다. 이번에도 역시나 비린맛이 올라와 순간 불편했으나 시큼하게 간을 해서 그나마 맛을 잡은 것 같다.
오마카세에서 자주 볼수 있는 캐비어를 곁들인 한입거리, 훈연한 스테이크, 훈연한 냄새가 담배냄새랑 너무 흡사해서 좀 거북스러웠다.
그 다음 가장 맛있었던 된장 깁말이 세번에 나눠 깨물어 먹으면 3가지 맛을 느낄수 있다고 한다.
우니나 초밥들도 너무 맛있었다. 방어도 좋았는데 같이 나온 해초가 조금 비린맛이 나는 녀석이었다.
음식마다 어울리는 술이 바꾸어 주셨는데 아리따운 여성분이 바짝 다가와 친절하게 설명해주니 술 맛이 절로 났다.
그런데 90퍼센트는 못알아 들어서 죄송한 마음이다.
코스 중반쯤 굴 튀김이 나왔는데 한입 깨물다가 입안에서 빠직 하는 소리가 났다.
소리가 너무 커서 이빨이 부셔진 줄 알았다. 주변 사람도 들었겠지 했는데, 주위를 둘러보니 평온한게 나만 크게 들렸나 보다.
혀로 이빨을 더듬어 봤는데 다행이 문제는 없었 보였다. 돌이 든 부분을 빼고 다시 한입 깨무는데
빠직!
뭐지… 다시 돌을 빼서 옆 테이블에 놓았다.
기분좋게 밥먹는데 컴플레인 걸어서 지금까지의 흐름을 망치고 싶지 않았다.
그냥 먹자. 하고 다시 한입 깨무는데 빠직!
굴 하나에 3번째이다. 이건 나도 참을 수 가 없었다.
화를 내지 않고 정중히 말했다.
직원들은 당황한 건지 주방에 들어가 대화를 하기 시작했다. 아직 미안하다는 말도 못 들었다.
주방에서는 확인해보니 이런 경우는 극히 드문경우라고 하면 진주 비스무리 한 거라고 설명했다. 축하드린다면 따로 정성스레 포장을 해서 선물로 나에게 주었다.
예상치 못한 전개였다. 갑자기 행운의 사나이가 된 것이다.
불만 있는 고객을 잘 조련하는 지혜로운 팀이었다. ㅎㅎ
뭐 쿨하게 고개를 끄덕인 내가 더 잘한 것 같다.
그래도 추억이 되겠다 싶었는데, 그날 술에 너무 취해 놓고 오고 만 것이다. 너무 후회가 된다….ㅠㅠ
다음날 찾으러 가려 했지만 따로 일정을 빼기도 어려운데다가. 그날 피로와 숙취로 몸을 무겁게 했다.
마지막으로 오마카세 총평을 하자면 대길!!. 좀 냉정하게 비린 맛을 얘기했는데, 재료가 가진 특수성이지 맛이 떨어진다고 볼 수 는 없을것이다.
그리고 한국 귀여운 여성 쉐프와 나눈 즐거운 대화 귀여운 일본 여성분이 설명해주는 페어링 된 술,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될 것 같다.
지친 몸을 이끌고 호텔에서 돌아왔을때 이번 여행 처음으로 만취한채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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